파크골프 동호인들, 완충녹지 훼손… 누구 탓일까?
파크골프 동호인들, 완충녹지 훼손… 누구 탓일까?
  • 김강우 기자
  • 승인 2023.04.11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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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기사] 동호인들, 세종시 가람동 이마트 옆 녹지 들어가 15일간 운동
잔디 상해… 보호 기간 중 골프장 5곳 폐쇄, 대체부지 확보 안 하고 ‘묵인’
세종시 가람동 이마트부근 고속도로옆 완충녹지를 파크 골프 동호인들이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어 관계기관이 '파크 골프 금지'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20여일간 이용해 잔디가 훼손되고 말았다.
세종시 가람동 이마트 부근 대전~당진 고속도로 옆 완충녹지를 파크골프 동호인들이 무단으로 사용했다. 관계기관이 '파크골프 금지'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약 15일간 이용하는 바람에 잔디가 훼손된 상태다.

“파크골프장 잔디 보호기간이 한 달여인데, 그동안 운동을 못하는 회원 1500명을 위해 세종시와 협회가 운동 대체부지를 마련해 주지 않았던 것이 원인입니다.”

11일 오후 세종시 가람동 486-7번지 이마트 세종점 옆 대전~당진 고속도로 부근 완충녹지. 곳곳에 파크골프장 티샷박스와 홀컵 구멍이 보이고, 곳곳에서 맨땅이 드러나 잔디가 훼손된 상태였다.

이 곳은 약 200m가량의 완충녹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 부지이다. 주민생계조합 전월이 조경관리를 하는 시민들의 휴식 장소이다. 잔디와 나무들이 잘 어우러져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운동하는 노인들은 안 보이고 ‘안전제일’이라는 붉은 글자가 새겨진 차단선이 나무와 나무 사이에 이어져 운동을 할 수 없도록 막아 놓았다.

마침 다른 도시에서 경기를 마치고 현장에 주차된 차량을 찾으러 온 안영화 한솔동 파크골프클럽 회장을 만났다.

안 회장은 세종시와 협회가 무관심하고 제 역할을 하지 않아, 이런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안 회장은 “세종에 5곳의 구장이 있는데 3월 26일부터 4월 30일까지가 잔디 보호 기간으로, 이 기간 아무런 대책이 없다" 며 "세종 18개 클럽 1500명이 한달 넘게 운동을 하지 못해 낮에 사용하지 않는 인근의 인조잔디 축구장을 요구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는 11일 아침에도 운동을 하다가 관리회사에서 나와 사진을 찍고 “운동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안 회장 자신이 속한 클럽은 이 기간 운동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동안 알게 모르게 “운동해도 괜찮다”고 동호인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묵인해 준 사람이 있어 결국 잔디를 훼손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관계기관이  ‘안전제일’이라는 붉은 글자가 새겨진 차단선이 나무와 나무사이를 이어서 운동할 수 없도록 막아 놨지만 또다시 이를 제거하고 운동을 해와 11일 오전 관계기관이 다시 현장을 운동 못하도록 차단했다.
지난달 관계기관이 ‘안전제일’이라는 붉은 글자가 새겨진 차단선을 나무와 나무 사이에 이어 설치해 운동할 수 없도록 막아 놓았지만, 이를 제거하고 운동을 해와 11일 오전 관계기관이 다시 현장을 운동 못하도록 차단했다. 사진은 훼손된 잔디와 무단설치한 시설물

또, “지난해에도 이곳은 이마트 직원들이 점심도 먹고 쉬던 장소로, 파크골프 공이 날아오면 위험해 민원을 제기한 바 있었다”며 “내가 이마트와 주민생계조합 전월 등에게도 안전하고 청결하게 할 테니 사용하게 해 달라고 했었으나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호인들도 녹지공원을 무단으로 훼손하는 것이 잘못된 것임은 알고 있으나 서로 묵인하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상태를 제보한 시민은 “공유 휴식공간인 완충녹지를 파크골프장으로 무단사용해 잔디를 훼손한 동호인들도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분들이지만, 사전에 파크골프장을 잔디보호란 명목으로 모두 폐쇄하고 이 곳의 잔디를 훼손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동호인들이 운동할 수 있는 대체부지를 마련해 주지 못한 세종시와 협회 관계자들도 잔디 훼손에 대한 책임이 클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1500명의 동호인들이 한달 넘게 운동을 하지 못해 낮에 사용하지 않는 인근의 인조잔디 축구장을 요구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사진은 현장에서 만난 안영화 한솔파크골프클럽 회장.
안영화 회장은 약 1500명의 동호인들이 한달 넘게 운동을 하지 못해 낮에 사용하지 않는 인근의 인조잔디 축구장을 요구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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