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로서 세종시, 리빌딩통한 ‘빌드업’ 필요
문화도시로서 세종시, 리빌딩통한 ‘빌드업’ 필요
  • 세종의소리
  • 승인 2023.03.23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민칼럼] WBC 부진 한국팀에서 얻은 교훈 , '윈 나우'보다 '리빌딩'
장기적 비전으로 당위성 인식 후 서서히 만들어나갈 때 문화도시 가능
세종시 문화재단은 이응다리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칠 오버스커를 75팀 선정해 이응다리를 공연명소로 운영할 계획이다.(사진은 지난해 진행된 버스킹공연)
세종시가 문화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리빌딩을 통한 빌드업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진은 이응다리에서 버스킹 공연 모습

얼마 전 WBC 5회 대회가 개최되었다. 메이저리그 및 각국 프로리그 선수들이 참여하는 이 대회는 야구인들의 가장 큰 규모의 대회이다. 특히 1회 대회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미국, 일본 등 강국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았던 세레모니는 잊지 못할 것이다.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였지만, 이후 최근에 열린 5회 대회까지 예선탈락이라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국내 리그에서 십 수억을 받는 고액 연봉자들이 국제대회에서는 맥을 못 추는 광경을 바라보면서 국민들은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유에 관해 여러 언론의 기사가 있지만, 무엇보다 장기적인 비전의 부재라고 많은 야구인이 입을 모았다.

최근 스포츠리그를 이끄는 구단의 운영은 ‘윈-나우(Win-Now)’와 ‘리-빌딩(Re-Building)’의 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 ‘윈-나우’는 현재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이듬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려는 것으로, 우승에 급한 팀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이다. 반면 리빌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장래가 유망한 어린 선수를 선발하여 이들의 역량 강화를 통해 우승을 노린다는 것으로, 당장 우승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전략이다.

2022년 11월 대한민국 문화도시를 선정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2018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법정문화도시의 성격을 조금 바꾸어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선정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사실 문화도시는 모든 도시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즉 도시는 ‘문화’적 ‘정체성’을 담보함으로써 시민들의 안락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정문화도시의 지정을 통해 100억에서 200억가량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도시 간 줄 세우기 경쟁 등 여러 가지 부작용 또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적 역량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문화 전공자로서 매우 반가운 일 아닐 수 없다.

세종시도 2020년, 2021년 문화도시에 도전하였지만, 공모에 선정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근시안적인 체계성을 언급하고 싶다. 즉 장기적이며 체계적인 계획에 의해 실천되었기보다는 ‘팝업스토어’와 같이 그때마다 무언가를 행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당시 담당했던 사람들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필자도 2021년 기획위원으로서 문화도시 사업에 같이 참여하였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피할 수 없으며, 당시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세종시는 2012년 출범한 신도시로서 현재에도 도시가 건설되고 있는 데다가, (신도시 권역은) 과거의 문화를 계승하기보다는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일구려는 시도를 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도시에 선정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각설하고 세종시에서는 다시 문화도시를 추진하고자 한다. 문화도시 2.0, 즉 대한민국문화도시에 도전을 선언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세종시에서는 2022년 문화도시 추진위원회 활동을 시 자체 예산으로 진행한 적이 있다. 마을분과·청년분과·공연축제분과·생활문화분과·문화공간분과 등 다섯 분과 활동을 진행하였으며, 분과마다 의제를 도출하였다.

이러한 활동이 문화도시로서 충분한 자양분이 될 수 있으며, 문화도시 2.0을 위한 ‘리빌딩’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리빌딩 이후 시나브로 ‘빌드업’이 필요할 때다. 즉 장기적인 비전 아래에 문화와 관련한 사업들의 정치한 연계, 참여자들의 소통을 통한 공감, 문화도시가 필요한 당위성 인식 등이 시나브로 ‘빌드업’ 과정을 거칠 때, 문화도시로서 한 걸음 디딜 수 있다. 다시말해 천천히 그리고 시나브로 ‘빌드업’이 필요하다.

이재민,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 영남대(석사), 국립안동대(박사),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연구교수, 세종시 세종학진흥위원회 위원, 세종시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위원, 충북 무형문화재 위원회 전문위원, 콘텐츠문화학회 편집위원장, 이메일 : jaymi@nat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