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 한때는 얼른 어른이었으면 ...
세월 받아들인다는 것
한때는 얼른 어른이었으면 좋겠다 싶었지
그런 어른 지나와 노인 줄에 서고 보니
아쉬움도 보람도 있었네
국문학 전공찮은 것 선생님 되지 못한 점 아쉽고
소방관으로 뛰었던 일 보람이었네
낙서하는 시인에서 보상받고
소통하는 문화관광해설사로 위안 삼네
태어나 걸음마 하듯 그런 때가 돌아오고 있지
나이만큼 높은 산이나 깊은 계곡에
무얼 심고 얼마나 가꿨나
융동이라선지 절벽 바위 드러나고 계곡물 말랐네
깃든 것은 열매도 과일도 아닌 공광이런가
지우개로 지우고 물감으로 물들였으면 하는 날들
이제 살아온 삶 반추하며 내용 연수 다함에
종착 기치 위해 남은 힘 쏟아붓는 것
하나씩 내려놓고 멈춰 서서
정신일도 숨 고르고 화룡점정 마침표 톡 찍는 것
쌓이고 다가온 세월 받아들인다는 것은
땅으로 하늘로 갈 빈 어귀에서
서녘 메 넘기까지 농염한 황혼 발하는 것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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