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KTX 세종역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KTX 세종역이 필요합니다"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3.02.14 09:01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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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월요일 아침마다 주차장되는 오송역... '왜 그렇게 됐을까'
손님 기다리는 택시와 승용차 한 차선씩 차지해 오송역 주변 도로 메워
대중교통 시간 많이 걸리고 택시비 비싸…'KTX 타러 가는 시간=탑승시간'
13일 오전 7시 20분경 오송역 주변 도로는 택시와 승용차가 차선을 메우고 있어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13일 오전 7시 20분쯤 오송역 주변 도로는 택시와 승용차가 차선을 메우고 있어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금요일 저녁과 월요일 아침 오송역 부근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한 차선은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로, 다른 차선은 KTX역으로 가족이나 상사를 태워다 주고 모시러 온 승용차로 도로를 꽉 메우고 있다.

주차장 사정도 여의치 않아 일주일 내내 거의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지경이다.

민간이 운영해 요금이 모두 다른 오송역 주차장 사용료는 접근이 가장 좋은 B주차장의 경우 하루 9500원을 내야 한다.

13일 오전 오송역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지난 1월까지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다 2월부터 경북 김천으로 발령을 받았다”며 “출근을 위해 새벽 6시에 셔클을 타고 종촌동 자택을 나와 도담동 BRT정류장으로 나오는데 25분 걸리고 다시 도담동 정류장에서 만원인 BRT를 타고 오송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만에 KTX를 타지만 출근 전에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느낌”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시 목동이 집이라는 또다른 공무원은 “오전 6시에 집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역에 도착해 KTX를 타고 오송역에 왔다”며 “BRT를 타고 정부청사 남측 정류장에 내리면 다시 10여분을 걸어가야 사무실에 도착한다”며 길게 늘어선 줄 뒤에 서서 BRT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한다는 한 공무원은 “하루는 KTX가 늦게 도착해 지각할 것 같아 택시를 탔는데 사무실까지 3만원이 나왔다”며 “호출 앱 요금계산으로는 1만8000원이었는데 충북 택시를 타고 도 경계를 지난데다 사무실 근처에서 차량 정체로 요금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13일 오송역에서 만난 3명의 시민은 모두 공무원이었다.

오송역을 가는 길은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정체가 심했다. 특히 오송역과 시청으로 갈라지는 부분까지 정체가 이어졌다.

주차장에 도착하자 공간이 거의 없어 빈 곳을 한참 찾아 헤매다 간신히 차를 세울 수 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BRT 정류장 근처에 살지 않는 이상 정류장까지 나오기까지 20~30분이 걸리고, BRT를 타고 오송역까지 가는 시간이 30분 더해져 한 시간은 KTX를 타러 가는데 소비해야 한다.

서울을 기준으로 45분 정도 걸린다고 가정하면 오송역까지 가는데 같은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매주, 또는 매일 이런 상황을 겪다 보면 KTX세종역 건설이 왜 필요한가를 말해주는 절실한 이유가 되고 있다. 

최근 최민호 세종시장이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오고 세계대학경기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선 KTX 세종역이 생겨야 한다는 논리가 현장에서는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2012년 정부청사 1차 이전 당시 내려온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직원들은 서울 출장 등으로 오송역까지 KTX를 이용해야 하는 불합리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방청이 있는 국토교통부는 타 지역으로 이전 발령 나는 경우가 타 부처보다 잦아, 지방 출퇴근, 주말부부 등의 이유로 KTX 오송역을 누구보다 많이 이용했을 것이다.

세종시는 자체 타당성조사로 용역을 착수하고 10월 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가 이전하면 국회의원, 보좌관, 사무처 직원이 같은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몇 년 후에는 산울동과 한별동 입주로 교통체증은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폐쇄적으로 한 차선을 차지하는 BRT도로에서 추돌사고라도 발생하면 사고 처리로 오송역 가는 길이 무한정 늦어질 수도 있다.

KTX 세종역을 반대하는 논리는 ▲경제적 타당성 ▲충북지역의 반발 ▲잦은 정차로 KTX 고속열차 속도가 늦어질 것 등을 들 수 있다.

월요일 이른 아침부터 오송역에는 KTX를 기다리는 시민이 가득 메우고 있다.
월요일 이른 아침부터 오송역에는 KTX를 기다리는 시민이 가득 메우고 있다.

경제적 타당성이 문제된다면 KTX를 타기 위해 길에다 버리는 세종시민과 공무원의 시간, 피곤함, 교통비 등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의심스럽다.

세종역이 생기더라도 청주, 오송, 오창 등 KTX오송역을 이용해야 하는 지역 인구가 충분해 오송역은 지금처럼 기능을 다 할 수 있다.

잦은 정차로 KTX 속도가 늦어진다면 출근 시간에 KTX세종역에 서는 KTX를 집중 배치하고 그 외 시간대는 오송역과 KTX 세종역을 번갈아가며 정차하는 방법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대전시 유성구에 거주하는 대전시민들도 대전역보다 KTX오송역을 가는 경우가 많아지는 가운데 KTX 세종역이 생긴다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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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희 2023-03-19 16:53:47
오송역? 이해하기 힘든 미스테리한 정책!

입주민 2023-02-19 14:59:02
세종-서울 출퇴근은 본인이 선택한 것 아닌가요? 그렇게 힘들면 세종에 거주하세요.

나랏일 2023-02-19 11:35:48
진짜 사명감 없으면 세종 서울 출퇴근 못함..
제발 세종역 좀 유치해주세요 매일매일 늙는 기분입니다

입주민 2023-02-15 09:19:07
현실적으로 택시비라도 오천원대 정도로 낮춰서 탈 수 있게 해주세요. 택시도 비싸서 못타고 운전하려니 너무 멀고 brt역까지 가려면 20분이상 걸리고 타지역 가기가 너무나 힘듭니다.ㅠㅠㅠㅠㅠ

로로 2023-02-15 09:14:22
차암 머리 안돌아간다.
세종시가 종착역이 되게 만들면 될것을~
기차선 빼서 연결하는게 그리 어려운 일이냐~
정말 머리 안돌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