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소유 주민, "2대는 되고 3대는 안되는 이유가 뭐냐" 반발
세종시 한 아파트에서 2월부터 한 가구에 차량을 3대 이상 보유한 세대에 고액의 주차료를 매월 부과하는 관리규약이 통과돼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A아파트단지에서는 한 세대가 승용차를 2대까지 보유하면 무료로 등록해주지만 ▲3대 보유 세대는 월 20만원 ▲4대 보유세대는 월 30만원 ▲캠핑카 트레일러 보유세대는 월 50만원을 관리비에 부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차관리규정을 변경해 2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월부터 예정에 없던 관리비를 추가로 부담하게 된 일부 주민과 관리자 측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양측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주차료 추가 부담에 따른 관리사무소와 주민, 주민과 주민 간에 새로운 분쟁이 불거지고 있다.
관리자 측에서는 주차장이 세대당 1.29대로 총 572세대에 주차면이 739면이 있으나 다차량 소유자로 인해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이중주차 등으로 잦은 민원과 사고위험이 증가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차량 3대 이상을 보유하게 된 주민 입장에서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발과 함께 터무니 없는 주차요금이라며 크게 항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량 3대 소유 한 입주민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아무리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아파트 관리비보다 비싼 주차요금을 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왜 두 대까지는 무료고 세대부터 터무니없는 주차요금을 부과하는지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한 세대 세 명이 거주하면서 각각 원거리 출·퇴근으로 차량 3대를 소유할 수 밖에 없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 회장은 “우리 아파트에 주차공간이 부족해 한 세대에 차량 한 대를 보유한 세대도 늦은 시간에 귀가하면 주차할 수 없어 이중주차를 하거나 밖에다 주차해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주차요금을 비싸게 책정한 것은 그 돈을 받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세 대 이상 보유한 세대는 밖에 세우거나 다른 주차대책을 마련하라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 아파트단지는 지하에 수영장이 있어 아이들도 주차장을 많이 다니고 있는데 이중주차나 통로에 차를 세우다보면 사고위험도 많고 실제 사고도 있었다”며 “다차량 소유세대로 인해 차량 한 대를 보유한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A아파트관리소는 “주차요금 규정이 발효되기 전에는 차량을 3대 이상 소유한 가구가 44가구였는데 주차요금 규정이 정해지자 다차량 소유가구가 39세대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주차난 문제는 세종시의 불편한 대중교통으로 가구 당 2대 이상 보유 비율이 높아지면서 각 아파트단지마다 겪고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세종시 B아파트의 경우 세대당 차량을 한 대 소유한 가구는 주차료가 무료이나 두 대 가구에는 관리비에 3000원 부과하고 세 대는 추가 2만원, 네 대는 추가 5만 원을 관리비에 포함해 부과하며 캠핑카 트레일러는 주차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C아파트단지의 경우 세대당 두 대의 차량은 등록해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지만 세 대째부터는 아예 등록을 할 수 없도록 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4조 제2항 제 8호는 ‘공동주택단지의 주차장 등의 유지, 운영기준 등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다’ 며 관리규약에도 ‘주차장 이용료는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해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