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경력단절여성 비율 23.9%… 전국서 가장 높아
세종시 경력단절여성 비율 23.9%… 전국서 가장 높아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2.12.08 16: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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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여성 4명 중 1명은 경력단절여성… 직장 부족·돌봄체계 부족 등 영향
고학력 여성 대상 재취업 훈련, 질 좋은 일자리 및 돌봄기능 대책 시급해
올해 세종시의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경력단절여성 비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세종시는 올해 경력단절여성 비율이 23.9%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기혼여성 7만5000명 중 경력단절여성은 1만8000명으로, 지난해 1만6000명에 비해서도 2000명이 늘어 비율은 21.5%에서 23.9%로 2.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기혼 여성의 고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국의 올해 경력단절 여성은 139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만1000명이 줄었다.

전체 경력단절 여성 수는 지난 2018년 184만7000명을 기록한 후, 4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세종시는 행정기관 이전에 따라 2012년 출범해 10년차를 맞았다.

전국에서 평균연령이 가장 낮고 출산율은 최고를 기록하지만,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세종시의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이 타 지역보다 높은 이유는 우선 태생적 요인이 있다.

수도권에서 맞벌이를 하다 공공기관이 이전으로 대규모 이주요인이 발생해 가족 중 남편의 직장을 따라 세종시에 이주하면서 기존의 직장을 잃은 경우가 많다.

돌봄의 경우에도 친정부모나 시부모 등 가족에 의존하는 관행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부부와 자녀가 갑자기 세종시에 이주했을 때 다른 가족들이 함께 이사할 수 없어, 자녀양육이 온전히 여성의 손에 맡겨지는 바람에 직장을 다니지 못하게 된 경우가 세종시에서는 적지 않다.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 둘을 키우는 김 모씨(39·어진동)은 “대기업에 근무하다 공무원인 남편이 세종시에 오게 돼 함께 이사했는데, 세종시에 회사가 없어 재취업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시댁과 친정이 멀리 떨어져 급할 때 아이를 맡길 수 없어, 한동안 육아에 전념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행정기관과 정부출연연구소 외 다른 사업체가 현저히 부족한 것도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을 높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

행정기관이나 정부출연기관은 초기에 공채 외에 경력직이 취업할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뛰어난 경력을 가진 여성도 재취업하기 어렵다.

타 지역처럼 다양한 산업군이 없기 때문에 취업처도 마땅치 않다. 게다가 재취업 교육기관도 부족해 경력단절여성들이 새로운 취업교육을 받고 재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드물다.

새로일하기여성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실무 위주의 교육은 많지 않다.

올해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전산사무회계 ▲온라인쇼핑몰 창업 ▲SNS 활용 멀티 사무원 ▲사회복지 행정실무 등 4개 교육과정에 교육대상은 80명에 불과하다.

일반 학원에서 재취업을 위한 교육을 받을 때 국비지원을 해 주는 ‘내일배움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학원도 제한적이다.

세종시에서 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과정도 40개 이하에 불과하고, 업종도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바리스타 정도여서, 경력단절여성이 선호하는 ▲전산전문직 ▲디자인 ▲일반사무 등과 관련된 교육기관은 전무한 실정이다.

반면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에 대한 의지는 강한 편이다.

특히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에 접어들면 학원비 및 주택대출금 등 가정소비 수준이 커져 경제적 이유로 재취업하겠다는 여성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세종시 일자리 박람회에는 재취업을 원하는 여성들이 몰려 참여기업에 상담과 모의면접 등을 보는 모습이 흔했다.

일자리 박람회에서 만난 한 모씨(35·보람동)은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 학원비가 많이 들어 재취업 자리를 찾고 있지만 원하는 직업군의 일자리가 나오지 않아 취업하기가 어렵다”며 “경단녀 여성의 일자리는 생산직이나 영업직 같은 직업군밖에 사람을 뽑지 않는 것 같다”고 낙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전세종연구원 최성은 책임연구위원은 ‘세종시 경력보유여성을 위한 일자리 대응연구’를 통해 “세종시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은 전국 1위”라며 “특히 원하는 일자리와 실제 일자리의 불일치 및 경단녀의 심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업교육 및 심리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전국의 광역시·도의 경력단절여성 지원조례 등을 벤치마킹해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법’에 근거한 조례를 제정하고 세종시 자족기능 강화 차원에서의 적극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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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2023-03-24 15:27:56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기사 기대하겠습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