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준 “어떤 학교에서 아이 키울 것인가”
유현준 “어떤 학교에서 아이 키울 것인가”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2.10.24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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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유현준 토크콘서트 해밀동 복합커뮤니티센터 22일 진행
자연 친화적인 건축, 마을과 학생·학부모가 소통하는 학교 설계
유현준 홍익대 건죽과 교수는 22일 해밀동 주민자치센터를 찾아 이상적인 학교 모습과 자신이 설계한 해밀동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현준 홍익대 건죽학부 교수는 22일 해밀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이상적인 학교 모습과 자신이 설계한 해밀동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교는 학생과 마을이 서로 소통하는 열린 공간이어야 합니다.”

세종시 해밀동 학교공간을 설계한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건축학부 교수는 22일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이상적인 학교 모습을 이렇게 말했다.

세종시 해밀동과 해밀동 주민자치회는 주민센터 개관 1주년을 맞이해 22일 유현준 교수를 초청해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유현준 교수는 저서와 그동안의 강연을 통해 “감옥 같은 학교 건물을 당장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보통의 학교는 굉장히 통제적으로 설계돼 있어 학생들이 등교하면 하교할 때까지 나갈 수 없으며 하루 종일 변화가 없는 실내공간에 갇혀 있다.

이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곳이 한 곳 더 있는데 바로 ‘교도소’이다.

유 교수는 최저 건축비에 개성 없이 네모반듯한 학교에서 탈피해 아이들의 창의성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저층학교 건물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생각이 실현된 곳이 바로 해밀동의 유·초·중고교이다.

토크쇼는 해밀초 3학년 마루반 학생 4명의 학교·마을생활에 대한 소감 발표를 시작으로 유 교수의 강의가 진행됐다.

유 교수는 해밀학교를 저층으로 설계한 이유와 배경을 설명하며, 건축이 교육에 주는 영향 등을 강의했다.

유 교수는 “학교를 좋게 만든다면 모든 국민이 12년 동안 인격 형성 시기에 가장 좋은 집에서 살다가 나올 수 있다”며 “건축가가 생각하는 학교의 모습을 해밀동 유·초·중·고등학교를 설계했고 85%가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우석 해밀초 교장과 건축가를 꿈꾸는 해밀고 방준혁 학생이 토론자로 참여한 ‘패들렛’을 이용한 토크쇼가 진행됐다.

토크코서트 도중 해밀중 학생이 학교를 배경으로 그린 그림을 교수님께 보여줬고 중학교에도 와서 강연을 부탁하기도 했다.

“학교 설계 단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세종시가 다른 짝퉁 도시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설계 수정 중 제일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라는 등의 질문도 끊이지 않고 나왔지만 유 교수는 모든 질문에 위트와 유머를 섞어 답변했다.

한 해밀초등학교 학부모는 “학교 갈 때마다 여러 동으로 이뤄져 있어 교실 찾기가 어렵지만 아이들에게 다양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유현준 교수는 마지막으로 “집을 짓는 사람의 생각과 철학을 실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해하고 만족하며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해밀동이 학교와 마을이 공동체를 이뤄가는 모습을 보니 건축가로서 만족스럽다”고 인사했다.

콘서트가 끝난 후에도 지역주민과 학생들이 들고 온 유 교수 저서에 사인을 해 주고 질문에 답변을 하는 등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송상희 해밀동 주민자치회장은 “해밀동은 학교 설계가 달라서 그런지 학생들도 마을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라며 “유현준 교수가 설계한 의도대로 마을과 학교가 서로 공동체를 이루며 상생 협력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인덕 동장은 “유 교수님과의 소통을 통해 해밀동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내년에도 시간을 내주셔서 한번 더 방문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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