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 출신 피리 명인, 김준현 선생 있었다'
'전의 출신 피리 명인, 김준현 선생 있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2.10.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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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중반, 최고의 피리 명인 김준현 재조명 자리 마련
대전세종연구원, 세종이야기 콘서트 통해 문화자원 활용 제언
전의 출신 피리 명인 김준현 선생

‘피리 명인 김준현 선생을 아시나요.’

세종시 전의면 출신 가농(笳濃) 김준현(金俊鉉) 선생을 재조명하는 자리가 18일 오후 1시 30분부터 전의 청소년문화센터에서 마련돼 피리 명인으로서 업적과 생(生)이 되살아났다.

특히, 세종시가 행정 수도로서 전통문화가 일천하고 대표적인 역사적 인물이 적다는 점을 감안, 김준현 선생을 비롯한 지역 인물을 발굴해 뿌리를 찾아가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대전세종연구원이 주최한 ‘세종이야기 콘서트’에서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은 ‘세종지역 전통음악 인물과 특징’이라는 기조 강연을 통해 1900년대 초중엽에 활동한 연기 출신 피리 명인 김준현의 일대기를 소개하고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했다.

1918년 4월 10일 전의면 화방리(현 다방리)에서 태어난 그는 각종 불교의식을 행한 비암사와 관련해 피리장으로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요컨대 크고 작은 불교행사에 그의 가족들이 직,간접으로 관여했으며 이런 환경 속에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피리를 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14세가 되던 해인 1932년 당시 국악으로서는 최고 교육기관인 ‘아악부 양성소’ 4기생으로 들어가 김계선(金桂善)으로부터 사사를 받고 탄탄한 기본을 갖추게 된다.

그는 1959년 2월10일자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공 악기는 피리로서 최순영 선생의 훈도(薰陶)를 받았다. 그러나 나를 오늘있게 각별한 지도를 아끼지 않은 분이 있으니 전공은 다르나 김계선선생이 그이다....대금의 제 일인자로 근년 대금으로는 전무후무한 명인이었다...졸업 후 나는 매일 이분에게서 한두시간 특별한 지도를 받았는데 이 동안의 공부가 지금토록 보람을 이루었던 것이다.”

한국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예용해는 저서 ‘인간문화재’를 통해 그의 피리소리를 “청산유수 표표(漂漂)한 가락에 가없는 허공을 불러 가슴 속 깊은 회포를 뇌어 천언만어(千言萬語)한다”고 기록했다.

또, 노재명관장은 “김준현의 피리소리는 마치 사람의 목소리와 같았다. 청량하면서 우렁차고 노래 반주를 할 때면 피리악기가 같이 노래를 했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즉흥성이 강한 연주를 하였으며 여러 악기 합주곡 ‘평조회상’을 피리 악기 하나로 훌륭히 소화한 최초의 음악가”라고 평가했다.

가농(笳濃) 선생은 자신이 수학한 아악양성소 소가(所歌)에 나오는 ‘이 걸음 걷고 걸어 성급히 말라, 아무런 천재라도 훈련에 있다’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꾸준한 정진(精進)이 자신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여러 번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노력없는 결과는 없다는 평범한 말을 실천을 통해 입증했다는 얘기다.

그의 피리 인생은 여민락 합주와 절화타령 독주, 그리고 방송활동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다가갔으며 1951년에는 예술사와 국악사로 임명돼 영예를 함께 얻기도 했다. 1956년부터 1961년까지 국악사 양성소에서 피리 강사로 후진 양성에 힘썼으며 1958년에는 국악진흥회에서 수여하는 제3회 국악상을 수상하는 등 그의 피리 인생을 활짝 피었다.

활발한 음악활동이 결국 무리를 하게 되고 일본 순회공연 후 심장병이 재발돼 1961년 43세 일기로 세상을 하직했다.

세종이야기 콘서트에서는 세종출신으로서 전통문화분야에 기여해온 인물을 발굴, 뿌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은 “김준현 명인의 피리전승관 등을 건립, 세종시 문화자원으로 후세에 전하고 시민들의 애향심과 자긍심을 가지고 풍류가득한 문화예술을 만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며 “지역 전통문화인 중고제 판소리 자료관, 축제, 예술단 조직을 통해 피리명인 기념관과 함께 전통예술의 상생을 이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세종이야기 콘서트’에서는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의 기조 강연에 이어 고려대 이상우 교수가 ‘문화콘텐츠로서 세종지역 전통음악의 가치와 가능성 모색’ 등이 발표됐으며 김현미 세종시의회 의원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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