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秋夕)도 낙엽(落葉)처럼 될까?
추석(秋夕)도 낙엽(落葉)처럼 될까?
  • 조병무
  • 승인 2022.09.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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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무칼럼] 대가 귾어진 산소 곳곳에 잡풀로 덮히고 파묘될 날 올수도

음력 8월 15일은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秋夕)이다. 신라 3대 왕 유리 이사금 때부터 시작된 명절로 한가위라고도 불린다. 추석(秋夕)은 우리나라와 북한에서 쓰이고 중국, 베트남 등에서는 중추절(仲秋節)이라고 한다.

음력을 거의 쓰지 않는 일본의 추석은 양력 8월 15일 오븐이라는 전통명절이 있고, 음력 8월 15일에 해당하는 날은 오츠기미로써 달맞이하는 날로 공휴일이 아니다.

추석의 유래를 살펴보면 삼국사기와 이를 인용한 신동국여지승람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신라제 3대 유리 이사금 때 서라벌 도성 안의 6부를 두 패로 나누어 7월 15일부터 한 달간 길쌈 시합을 하여 패한 편이 이긴 편에 술과 밥을 사례하고 이어서 가무(歌舞)와 백회(百會)가 벌어졌으니 이를 가배(嘉俳)라고 한다. 따라서 추석의 유래는 1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한가위의 어원은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천수답 시절 추석은 대부분 곡식과 과일들이 익지 않은 상태로 추수를 하기 전이었다. 다시 말해 여름 농사일은 끝냈고, 가을 추수를 기다리는 큰일을 남겨두고 날씨도 좋은 때라 성묘도 하고 놀면서 즐기는 명절이었다. 따라서 서양의 추수 감사절과는 의미가 다르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추수 감사의 의미를 갖는 풍습은 추수를 다 끝내고 지내는 음력 10월 중에 하는 상달고사라고 말 할 수 있다.

오직 가축의 힘과 사람들의 협동, 그리고 하늘의 축복으로 짓던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농경시대의 풍습들은 이제 박물관에 박제로 실려 가고, 4차 혁명 시대의 새로운 농법들은 4계절 구별이 없는 수확과 외국 농산물들이 시장을 장식하고 있다.

낱알 한 톨을 귀하게 대하던 워낭 시대의 농군들이 즐기던 추석이 아닌 새로운 모습의 한가위 풍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산소의 벌초도, 차례상 차림의 음식도, 이젠 아주 자연스러운 아웃소싱(outsourcing) 이다.

해외 여행객이 붐비는 공항과 고향을 찾기보다는 관광지에 모여 연휴를 즐기는 모습도 이젠 자연스럽다. 앞으로 얼마나 산소에 성묘하며 조상에 감사드리는 일이 지속될까?

합계 출산율 2.1명 미만인 국가를 저출산 국가로 규정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1983년에 저출산 국가의 벽을 넘어섰고, 2001년에는 합계 출산율 1.3명 미만의 초저출산 국가마저 진입하였고, 2018년부터는 합계 출산율 1명대 미만으로 급기야 2021년에는 역대 최저인 0.81명을 기록, 4년째 0명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한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사라지는 나라가 된다고 한다. 얼마 전 ‘한 자녀 더 갖기 모임’ 행사에서 사회자가 회원 중에서 한 자녀 더 갖은 가정이 없다는 말이 이를 실감케 한다.

대가 끊어진 곳곳의 산소가 잡풀에 덮여 무연고로 남아 파묘될 날을 기다리는 모습이 올지? 라디오와 TV가 공존하듯 새로운 추석 명절 풍습이 등장할지?

너무나 급히 변하는 세상이니 미래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환갑이 지난 노인들의 카톡 사진을 보면 언제부턴가 자신의 사진 대신 손자 손녀로 바꾼다.

나도 오늘 떠오른 둥근 보름달에 손자 손녀를 그려 넣는다. 희망을 쏘아 올린다.

조병무, 경영학박사, 경영지도사, 한남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혁신창업개발원장, 전국소상공인협업화 컨설팅지원단장,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전문위원, 대전 충남 사회성향상 교육위원회장 <저서> 허리를 굽혀야 돈을 번다, 돈버는 길목은 따로 있다. e-mail : dr11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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