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넘는 집중치료로 초미숙아 살렸다
100일 넘는 집중치료로 초미숙아 살렸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2.09.13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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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남대병원, 490g 아기 응급수술로 태어나 치료로 퇴원 예정
러시아 국적 아기, 죽음 고비를 힘겹게 이겨내 퇴원 이후 지원절실
세종충남대병원은 490g의 초미숙아를 100일간 집중치료로 정상아로 성장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모든 의료진이 밤낮없이 100여일을 매달렸고, 아기 역시 생명의 끈을 놓지 않으며 수없이 많은 힘겨운 고비들을 기적처럼 이겨냈습니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원장 신현대)은 지난 4월 490g의 초미숙아로 태어난 러시아 국적의 아기를 의료진이 살려내며 국경을 넘은 의술을 보여줘, 화제가 되고 있다.

더구나 500g 미만의 미숙아는 생존율이 35%에 불과해 이번에 성공적으로 미숙아를 살린 것은 의료진의 개가로 기록되고 있다.

초미숙아는 지난 4월 12일, 임신연령 23주 3일 만에 세종충남대학교병원에서 응급수술로 태어났다.

출생 직후 움직임은커녕 호흡을 하려는 기미조차 없어 의료진은 즉시 기관 삽관을 하고 신생아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자 겨우 정상 산소치를 유지하며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 집중 치료에 들어갔다.

중증의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 때문에 허파로 직접 약물을 투여하는 치료를 두 차례나 시행했고 설상가상으로 4일째에는 진균 감염이 확인돼 전신 항진균제까지 투여됐다.

이후에도 아기는 패혈성 쇼크와 심부전이 반복돼 강심제와 인공호흡기로 겨우 생명을 유지하며 버텼고, 10일째에는 심정지까지 발생하는 등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다.

또, 미숙아 상당수가 겪는 선천성 심장기형의 일종인 동맥관 개존증 때문에 신부전과 심부전 쇼크로 진행되면서 상태가 다시 악화됐다.

하지만 세종충남대병원과 충남대학교병원 본원의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의 유기적인 협진을 통한 수술로 치료를 할 수 있었다.

이후 다시 한차례 위기가 닥쳤으나 기적처럼 고비를 넘기면서 나아져 출생 100일을 기념할 정도로 회복했고, 최근에는 비강 캐뉼라 만으로 자가 호흡을 하고 힘차게 젖병 수유를 할 수 있는 정도까지 호전됐다.

러시아 국적의 부모들이어서 또다른 걱정이 앞서는 등 사회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이제 퇴원을 준비할 정도로 상태가 나아졌는데 러시아 국적의 부모들로서는 또 다른 걱정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퇴원 이후에 재활치료와 산소치료가 필요한 아기에게는 많은 노력과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한데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정착하기 위해 넘어온 부모와 아기를 위해 세종충남대병원은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종지역본부와 경제적 취약계층 아동들의 의료서비스 지원 협약도 검토하고 있는 방안 중 하나이다.

소아청소년과 이병국 교수는 “아기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생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9살 언니의 면회를 허락하기도 했었다”며 “의료진도 아기를 살리기 위해 포기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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