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 너무 부족…’ 설문조사 세종시 2건, 믿어 말어?
‘표본 너무 부족…’ 설문조사 세종시 2건, 믿어 말어?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7.22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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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읍·면·동장 임용 방식 개선 - 학교 관리자 갑질 설문조사 결과
객관성·타당성 위해 추천권자 1100명 전수조사 했어야… 달랑 52명
전교조 조합원 1000명 추정… 설문 응답한 교사, 5분의 1인 206명
타당성을 인정받기 힘들 정도로 표본 숫자가 적은 채 진행된 설문조사 2건이 세종시에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사진은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세종시의 청사 현관(왼쪽)과 전교조 세종지부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해 20일 기자회견을 연 모습.  

최근 세종시에서 언론에 배포된 2건의 설문조사가 적은 표본 숫자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문제의 2건은 세종시의 ‘읍·면·동장 임용방식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세종지부가 한 ‘세종시교육청 (학교)관리자 갑질 설문조사 결과’이다.

세종시 설문조사의 표본은 시청 사무관급 공무원 190명 중 101명이 응답했다. 

과거 읍·면·동장 추천권을 가진 주민심의위원회 위원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가운데 지난 달 24일부터 30일까지 별도로 진행된 같은 설문조사의 표본은 불과 52명이었다.

이춘희 전 세종시장 재임 시절 22개 읍·면·동의 읍·면·동장 시민추천제를 할 때, 각각의 읍·면·동당 주민심의위원은 50명 안팎.

22개 읍·면·동을 합치면 추천권을 가졌던 주민심의위원은 1100명으로 추산되지만, 이번 설문조사 대상은 5% 선에 불과한 52명이다.

대전·세종연구원에서 재직했던 한 전직 연구원은 “읍·면·동장 시민추천제는 대의적 성격을 가지므로, 추천권을 가졌던 주민심의위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했어야 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히고 “전수조사가 어려웠다면 과반수, 적어도 절반 이상의 주민심의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설문조사를 할 때는 통계학적으로 모집단 설정 및 객관적 기준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객관적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이해관계인의 몇%를 설문조사 대상으로 설정한 것인가를 정하는 게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 비용상·시간상 전부 할 수 없다면, 객관성·타당성 획득을 위해 적어도 절반 이상을 대상으로 했어야 하는 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읍·면은 10곳, 행복도시 지역 동(洞)은 12곳이지만, 세종시가 이번 설문조사 표본으로 선정한 곳은 각각 읍·면 중 2곳, 동 2곳뿐이다.

게다가 이번 설문조사 대상 읍·면·동 4곳의 주민심의위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임의로 선정한 표본 52명 중 3분의 1(17명)은 이장·통장, 다른 3분의 1은 주민자치위원, 나머지 3분의 1은 읍면동 주민센터에 민원서류를 떼러 온 시민 중 무작위로 선택한 사람들이었다.

세종시 관계자는 “올해 세종시 예산액 중 규모 있는 여론조사·설문조사를 위한 예산 책정이 전혀 안 돼 있다”면서 “인력은 부족하고… 고심 끝에 이같은 설문조사를 착안,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설문조사를 착안한 배경에 대해, 최민호 세종시장에게 업무보고를 할 때 배석한 세종시장직 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이 “읍·면·동장 시민추천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있다”고 언급한 점을 들었다.

시 관계자는 “전임 시장 때부터 읍·면·동장 시민추천제에 대한 찬-반 여론이 있어 온 만큼, 실제 어떤지 알아볼 필요성을 느껴 이같이 실행했다”고 말했다.

한 세종시 출입기자는 “시민의 투표로 선출된 시장인 만큼, 그냥 세종시청 내부 공모제로 읍·면·동장을 임명한다고 발표를 하면 될 것을, 논란거리가 될 정도로 부실한 설문조사를 했어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20일 기자회견 형식을 통해 발표된 전교조 세종지부의 학교 관리자(교장·교감 등) 갑질에 관한 설문조사도 표본이 적다는 지적을 받는다.

전교조 세종지부 조합원은 1000명 정도로 추정되지만, 이날 발표된 표본 숫자는 5분의 1에 불과한 206명이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정확한 조합원 수를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세종시교육청은 전교조 세종지부 조합원을 1000명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종지역 공·사립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사 수는 약 5000명이다.

이번 조사는 또 학교 관리자 갑질을 경험한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교사로 재직한 기간’으로 하고 설문을 해, 답변 결과가 ‘최근의 일반적, 추세적 경향’으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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