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서비스, 구독료 인상이 해결책은 아니다
OTT 서비스, 구독료 인상이 해결책은 아니다
  • 세종의소리
  • 승인 2022.07.0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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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칼럼] 김윤정 배재대 3학년...OTT 구독제의 다양성 확보와 변화 필요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3학년 김윤정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3학년 김윤정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우리는 다시 2년 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문화생활이 가능하게 되자 극장가는 활기를 되찾고, 오프라인 축제와 공연이 물밀듯 열리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의 수혜자였던 OTT(Over The Top) 서비스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이용자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최대 OTT 기업인 넷플릭스(NetFlix)는 올해 1분기에 매출이 최초로 감소하였는데, 전년 대비 6.4% 감소한 15억 9700만 달러로 나타났다.

국내 OTT 시장 역시 하락세를 보이는데, 티빙(TVING)을 서비스하는 CJ ENM은 올해 1분기 미디어 부분 영업이익이 38.2% 감소하였고, 국내 지상파 3사(KBS, MBC, SBS)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웨이브 역시 이용자 수가 492만 명에서 433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OTT 이용자들의 이탈이 이루어지면서 OTT 시장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넷플릭스의 경우 매출 손실을 막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서 월 구독료를 최대 17.2% 인상하였고, 타인과의 계정공유 단속을 위한 계정공유 유료화 시범 운영, 시즌을 쪼개서 공개하기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였지만, 오히려 이용자들의 불만과 경제적 부담만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구독시장을 뒤흔든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였는데, 바로 페이센스의 OTT 1일 이용권이다.

페이센스는 6월 초 등장한 서비스로, 1개월 단위의 구독제인 OTT 서비스들의 계정 공유기능을 이용하여 이용자들에게 24시간 동안 유효한 아이디를 판매하는 방식의 서비스이다.

넷플릭스는 600원, 티빙과 왓챠, 웨이브는 500원, 디즈니+는 4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월 구독료에 경제적 부담을 느껴왔던 이용자들은 1일 이용권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OTT 업계의 입장에서는 월 정기 구독자 감소 및 기존의 수익모델을 무너뜨리기 때문에 상당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또한 페이센스의 서비스 형태는 제3자에게 계정 양도∙증여∙담보 제공을 금지하는 약관을 위반하고 유료서비스를 영리적인 목적으로 이용하였기에, 국내 OTT 3사는 페이센스 측에 서비스 중단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법적 대응에 나섰다.

페이센스는 계정 공유라는 시장의 빈틈을 노려 이용자들의 니즈를 맞춘 새로운 시스템이다. 이용자들은 그동안 분산되어 있는 OTT 콘텐츠들을 시청하고자 여러 OTT 서비스에 높은 월 구독료를 지불하고 짧은 시간 안에 모두 시청한 후, 구독을 해지하는 패턴을 지속해왔다.

가족, 친구, 지인들과 계정을 공유하여 이용하더라도 원하는 특정 콘텐츠만 시청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여러 OTT 서비스를 가입해야 하는 데서 오는 피로감도 있다.

OTT 서비스는 이러한 이용자의 니즈보다는 매출 손실과 구독 이탈을 막기 위한 방법만 강구해왔다. 페이센스의 등장과 긍정적인 소비자들의 반응은 OTT 구독제에 대한 이용자들의 니즈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해제로 실내보다는 밖에서 늘어나고 있는 문화소비와 여가시간 사용에 OTT 이용 시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매출 손실로 위기가 찾아온 OTT 서비스들은 이용자들을 과연 월 구독제만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월 구독제의 장점은 보고 싶은 콘텐츠들을 낱개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한 달 동안 무한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월 구독제의 방식으로 굳어진 지금의 OTT 서비스는 단독 공개 콘텐츠의 경우 개별 구매하여 시청할 수 없다. 이제는 원하는 때에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독제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변화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OTT 시장이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피로해진 이용자들을 유인할지, 1일 이용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이번 페이센스 서비스의 등장으로 OTT 구독제에 미칠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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