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가득한 집... 편안하고 얘기하면서 먹는 곳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에 ‘해뜨는 집’이 있다. 올드 팝송 ‘The House of the Rising Sun’을 연상케 하지만 고풍(古風)스런 작은 장식이 멋을 더해주는 음식점이다.
일반 가정집을 고쳐 꽃이나 나무, 또는 다육식물로 빈 곳을 메웠고 곳곳에는 소품이 자리해, 음식점이라기보다는 정원이 있는 아주 작은 시골집처럼 보였다.
이 집은 주인 김규영 대표의 손맛으로 만들어가는 곳이다. 문을 연 지 미처 1년도 안 됐지만 알음알음으로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손맛이 들어있는 ‘짜글이 찌개’와 ‘수제 돈가스’, 그리고 여름철 별미인 ‘콩국수’를 즐긴다.
음식은 손맛이 들어가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다는 말처럼 주인의 정성이 듬뿍 들어 있어 처음 온 손님이라도 한 눈에 그걸 알 수 있다. 반찬이 그렇고 짜글이가 그러했고 수제 돈가스,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
국물이 쫄아들 정도로 끓인 다음 먹는 게 좋다고 조용하게 일러주는 짜글이 맛은 짜지 않지만 맛이 깊다고나 할까. 아무튼 적당하게 졸여서 상추에 싸서 먹는 그 맛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이었다.
수제 돈가스는 일단 맛이 부드러웠다. 아이들하고 같이 갈 음식점 찾기가 힘들 때 어른들은 짜글이, 아이들은 돈가스를 주문하면 좋은 공용 식탁이 된다. 그런데 부드럽고 담백한 돈가스는 어른들도 충분히 즐겨먹을 수 있을 만큼 ‘땡큐’였다.
콩국수는 여름철에만 하는 별미다. 직접 갈아 만든 뻘쭉한 콩국물에다 쫄깃쫄깃한 면발을 자랑하는 국수는 목넘이가 부드러웠다. 면발이 목을 넘어갈 때 잠시 텀을 두고 콩국물의 고소함이 뒷맛의 여운을 남겨준다고나 할까. 아무튼 맛있었다.
앞서 주인장의 손맛을 얘기했는데, 반찬에서 더 그런 것 느끼게 했다.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식재료로 만든 예닐곱 가지 반찬은 먹어보면 금방 여느 곳과는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식도락가가 아니더라도 정성과 자연의 맛을 볼 수 있다.
이 집의 음식맛은 거기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바로 시골집을 자연스럽게 고쳐 만든 실내 장식이 눈으로 먹는 맛을 더해주고 있다. 그냥 평범했을 가정집을 곳곳에 과장되지 않게 꽃과 나무, 그림 등을 놓아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식당 내부도 그러했다. 작은 등 하나 허투루하지 않고 예쁜 장식을 더해 소품이 되도록 만들었다. 주인의 미적 감각이라면 너무 거창한 말일까. 자주 찾아가는 이유 중에 하나가 편안한 가운데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이유도 크게 작용했다.
빨리 먹고 자리를 비워주어야 하는 일반 음식점과는 사뭇 달랐다. 짜글이를 먹으면서 조용조용하게 이야기하고 차 한잔으로 마무리하는 그런 곳이었다. 가성비를 따지면 ‘짱’이었다. 주인은 걱정했다. 인터넷 신문에 소개되고 손님이 많이 오면 큰일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시간 날 때 한번씩 가볼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