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30대 통장 탄생 “봉사 열심히 하려고요”
세종시에 30대 통장 탄생 “봉사 열심히 하려고요”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5.11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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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행정동인 반곡동 통장 모집에 30대 여성 통장 3명 뽑혀
“같은 통에 사는 젊은 세대 대변, 주민들 의견 잘 수렴할 것”
유희영 반곡동장(앞줄 왼쪽 두 번째)과 집현동 통장 6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0대 통장은 이민지 14통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양수진 15통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손예슬 4통장(뒷줄 왼쪽 첫 번째). (사진=세종시)

세종시에 30대 통장(統長)이 탄생했다.

흔히 통장, 이장(里長) 하면 50~70대 고연령층이 전담하는 영역의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뿌리깊다.

이장·통장 수당은 월 30만원으로,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수당에 비해 업무량이 많다는 평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그야말로 봉사 정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의 신설 행정동인 집현동에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에 속하는 30대 여성 통장 3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세종시 반곡동(동장 유희영)은 30대 청년 통장 3명이 각각 집현동 4·14·15통의 통장직을 맡아 지난 1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반곡동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반곡동과 집현동의 통장 평균연령은 59세.

반곡동은 올해 초부터 시작된 아파트(공동주택)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원활한 행정업무 수행을 위해 지난달 통장 공개모집을 했다.

별도의 나이 제한은 두지 않은 가운데, 각 공동주택과 세종시·반곡동 누리집을 통해 공고문을 게시하고 통장 모집 공고를 했다는 것. 공고를 하면서 통장의 역할과 업무 등도 함께 알렸다.

이에 청년 1인가구, 반곡동 내 공공기관 종사자, 새롭게 터를 잡은 학부모 등이 통장에 지원했다고 반곡동은 전했다. 반곡동은 통장선정심의회를 구성하고 대면 면접 심사를 했다는 것.

심사에서 후보자 지원동기, 태도, 통장에 대한 관심과 업무 이해도, 지역 봉사정신 등을 심사해 최종 6명(집현 4·10·13·14·15·17통)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 중 3명은 90년대생인 30대 통장. 3명 모두 여성으로, 2명은 기혼이고 1명은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청년이다.

만 30세라는 점만 밝힌 청년 통장은 “코로나19로 이웃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이 통장에 지원한 계기가 됐다”며 “같은 통에 살고 있는 젊은 세대를 대변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기혼으로 30대 초반이라고 한 여성 통장 2명도 “어렸을 때 아버지가 이장 일을 하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 나도 크면 아버지처럼 봉사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실천할 때라는 생각이 들어 통장 모집에 지원했다. 아기를 키우고 있는데, 남편이 도와준다고 한 것도 응모 결심을 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통장은 보통 시와 동을 대신해 자치단체의 정책·시책 등을 전달하고,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한다.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은 없는지 살피는 일도 해야 한다. 적십자회비 납부고지서를 직접 배포하는 일도 맡는다. 

반곡동은 청년 통장들이 주민에게 수렴한 의견을 통해 도출한 새로운 시각이 청년정책 수립에 참고될 수 있도록 세종시에 적극적으로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30대부터 70대까지 각 연령대의 통장을 고루 갖추게 되면서, 신·구 세대의 조화를 이룬 마을계획 사업들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희영 반곡동장은 “우리 반곡·집현동은 국책연구단지와 산학연 클러스터 등이 위치해 많은 청년들이 거주하고 주축이 되는 지역”이라며 “앞으로 청년 통장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청년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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