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나면 완강기로 빨리 탈출할 거예요”
“불 나면 완강기로 빨리 탈출할 거예요”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2.03.28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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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안전체험교육원 체험수업 정상 운영, 유·초·중학생 대상 체험교육
엘리베이터 고장, 고층 건물 화재, 비행기·선박사고 등 실전체험 위주로
세종시교육청 안전체험교육원 교통안전체험관에서 안전밸트를 매고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 체험을 하고 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선 후 문이 닫히자 덜컹 흔들리며 엘리베이터가 서 버렸다.

학생들은 잠시 당황하다 인터폰을 통해 고장난 엘리베이터의 위치와 고장 사실을 알리고, 구조자가 올 때 까지 질서 있게 기다리다 구조됐다.

“현장에서 119 소방대원들은 거의 매일 엘리베이터 고장신고를 받고 시민을 구조하러 나섭니다. 도중에 문을 열면 갑자기 작동하는 엘리베이터에 몸이 끼는 사고가 발생하니 인터폰으로 구조를 요청하고 조용히 기다리세요. 엘리베이터는 구조상 안전하므로 추락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현직 소방관인 안전체험강사의 설명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완강기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

“차량에 탑승하면 안전벨트를 꼭 매세요. 차가 뒤집어져도 안전벨트를 매고 있으면 안전합니다.”

강사의 설명에 두려운 마음은 앞섰지만 차량에 탑승하고 안전밸트를 맸다.

차량 전복사고를 가정한 안전체험교육. 차가 두 바퀴 구르는 동안 안전벨트에 고정된 몸은 좌석에 밀착해 별다른 충격이 없었다.

“엄마가 안전밸트 매라고 해도 귀찮아서 안 맸는데, 이제부터 꼭 매야겠어요.”

자동차에서 내린 6학년 여학생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렇게 말했다.

완강기 체험존은 3층의 아찔한 높이를 줄을 타고 내려가야 해서 체험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대부분이 아파트에 사는 세종시 동지역 학생들 특성상 화재가 나면 베란다를 통해 완강기로 대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줄에 매달려 급하게 추락하면 어쩌하 하는 걱정도 잠깐, 완강기를 통해 천천히 벽을 집고 내려오니 어느새 아래층이었다.

완강기 사용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어 실제 상황이 닥치더라도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무서워하던 학생들도 모두 빠짐없이 완강기를 체험하고 나니 뿌듯해 하는 표정이었다.

비행기나 선박 체험도 실제 사고가 나서 비상탈출구로 탈출하는 체험을 통해 실제 위험에 닥쳤을 때 탈출을 쉽게 할 수 있는 자신감이 붙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중학생의 학령기에 맞는 체험 프로그램을 갖춘 세종시교육청 안전체험교육원을 방문한 후 받은 느낌은 세종시 어린이들이 안전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엄중한 시기지만 지난 21일부터 한 학급 내지 두 학급씩 나뉘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상 운영이 시작된 지난주 174명의 학생들이 다녀갔고 이번주에도 145명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체험교육이 예약돼 있다.

지난해 9월 개관하고 시범운영을 거쳐 3월부터 정식 운영하는 세종시교육청 안전체험교육원에는 ▲교통안전 ▲재난안전 ▲생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 등 총 5개 분야에 25개 안전체험장이 있어, 학년과 연령에 맞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유치원 및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괴·성폭력 등 범죄에 대한 대응요령을 익힐 수 있는 교육장을 비롯해, 어린이 통학버스 이용 시 안전행동을 숙지할 수 있는 교통안전체험장도 마련됐다.

생활안전체험관의 승강기 안전체험장은 학생들이 매일 접하는 승강기 안전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요령을 숙지할 수 있도록 하며, 가정생활 안전 체험장에서는 생활 주변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실제 가정과 비슷한 시설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친다.

선박 사고시 비상탈출요령을 배우는 선박체험(왼쪽 위)와 항공기 사고에 대응훈련이 가능한 항공안전체험관(오른쪽 위)<br>산업현장의 안전보호구를 배우는 직업안전체험관(왼쪽 아래)와 생활주변의 안전사고예방교육을 배우는 가정생활안전체험장(오른쪽 아래)<br>
선박 사고 시 비상탈출 요령을 배우는 선박 체험(왼쪽 위)과 항공기 사고 대응훈련이 가능한 항공안전체험관(오른쪽 위).
산업 현장의 안전보호구를 배우는 직업안전체험관(왼쪽 아래)과 생활 주변의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배우는 가정생활 안전체험장(오른쪽 아래).

위기탈출을 위한 완강기와 구조대 체험은 실제 학생들이 완강기나 구조대를 타고 높은 곳에서 내려갈 수 있는 체험을 하게 해, 위기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응능력을 키운다.

지진이나 교통사고, 화재 등 재난 재해가 발생했을 때 행동요령 숙지는 물론 실습을 통해 실제 위기상황이 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대피할 수 있는 능력을 몸에 체득하게 한다.

5~6명의 학생들은 교육장을 순환하며 인솔강사와 현장 체험강사의 수업을 들으며 안전을 몸에 익히고 있었고, 소정의 강사교육을 이수한 보조강사들도 학생들이 즐겁고 안전하게 체험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 하고 있었다.

강승연 안전체험교육원 원장은 “세종형 안전체험 교육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연구용역도 진행하고 있다”며 “세종시 학생들이 모두 안전체험 교육을 이수해, 실제 위험에 닥치더라도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조치원읍 내창천로 54에 위치한 세종시교육청 안전체험교육원 전경
세종시 조치원읍 내창천로 54에 위치한 세종시교육청 안전체험교육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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