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 설 풍경 너무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 3년, 설 풍경 너무 많이 달라졌다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2.01.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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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못 가고 비대면 가족 모임, 호캉스·캠핑 등 가족여행
차례 음식 사라지며 달라진 명절 음식, 비대면·온라인 선물
도담동 싱싱장터 미니키친에서는 모듬전을 팔아 시간을 아끼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도담동 싱싱장터 미니키친에서는 모듬전을 팔아 시간을 아끼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며 세종시 설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색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미리부터 코로나 설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나누고 세배하며 지내는 예년의 명절분위기와는 달리 비대면 온라인이 일상화 되어 명절문화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달라지는 설 문화를 살펴봤다.

고향이 경기도 수원인 고 모씨(40·보람동)는 올해 기차표를 사지 않았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시댁에서 오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수원에 가서 차례를 지냈다. 올해 정부에서 고향방문을 자제하라고 하는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시부모가 전국에 퍼져 사는 자녀에게 집에 꼭 머물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과 6학년 두 자녀가 있는 고씨는 이번 명절 연휴엔 자녀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해 먹으며 집에 머물 계획이다.

고씨는 “매년 전을 부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올해는 집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해 먹으며 가까운 공원이나 산책하려 한다”며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이는 것도 좋지만 평소 학원에 다니느라 대화를 못하는 아이들과 보람있게 보낼 방법을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도담동 사는 강 모씨(75)는 지난 1일 손주들의 세배 동영상을 카카오톡을 통해 받았다.

서울에 사는 아들 내외와 3세·5세인 손주는 설빔을 곱게 차려입고 “할아버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새배를 하는 동영상을 찍어 강 씨에게 보냈다.

원거리에 있는 부모에게 세배하는 동영상을 찍어 새해 인사를 전하는 장면은 코로나19로 달라진 명절 풍속도이다.

강씨는 “직접 못 보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동영상을 통해서라도 손주들 커 가는 모습을 보니 좋다”며 “빨리 코로나가 해결돼 가족들이 다시 모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싱싱장터에서 만난 김 모씨(53·아름동)은 모듬전을 미리 주문했다.

싱싱장터 매장에서는 세종시 농산물로 깨끗하게 요리해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도록 모듬전을 예약판매하고 있다.

김씨는 “명절이면 항상 전감을 준비해 한나절을 부치곤 했는데 이번엔 동서와 시누이가 오지 않아 조금만 구입해 식구들과 먹기로 했다”며 “전을 준비하는 시간에 가족들이 좋아하는 갈비찜과 잡채를 하기 위해 재료를 구입했다”고 고기와 버섯 등을 내보였다.

그는 이어 “명절엔 역시 떡국과 전통음식을 먹어야 명절기분이 난다”고 말했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선물을 주고받기 위해 만나는 것도 꺼리는 분위기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비대면 온라인 상품권을 주고 받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명절을 맞아 대형마트에 있는 밀키트로 특색있는 요리를 만들어 가족들끼리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다.

공무원인 이 모씨(35)는 명절 선물로 부모님과 평소 고마웠던 분들에게 카카오톡 선물보내기를 통해 백화점 상품권을 보냈다.

그는 “과일이나 고기는 포장이 너무 과하고 선물이 겹칠 수도 있어 상품권을 준비했다”며 “간혹 선물 받는 방법을 모르는 분들도 계셔 당황스러웠다”고 말해 선물보내기에는 세대차이가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설 명절의 연휴가 주말을 끼어 5일이나 되다 보니 호텔패키지, 캠핑 등 여행을 가는 사람도 있다.

직장인인 서 모씨(35)는 “명절 때는 휴가를 더 내 외국으로 여행을 가곤 했는데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져 올해는 서울에 있는 호텔패키지를 하려 한다”며 “호텔에 묵으며 운동을 하거나 독서를 하는 등 조용히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생각”이라고 명절 계획을 밝혔다.

명절 전 장날을 맞은 금남대평시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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