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공사, 방학 때 하면 안 되나요”
“교내 공사, 방학 때 하면 안 되나요”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1.12.3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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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전 교내 보도블록 설치공사, 안전요원 없어 위험
수업 중 공사소음, 하교 땐 위험 노출, 학부모 ‘불안불안’
세종시 조치원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 하교시간에 공사차량이 통학로를 함께 다녀 학생들이 사고위험에 노출됐다.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는 시간에 공사차량이 통학로를 주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세종시 조치원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겨울방학을 앞두고 교내 보도블록 공사를 시행해, 학생들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학부모 불만이 제기됐다.

겨울방학을 열흘 정도 앞둔 상황에서 굳이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등하교하는 운동장에 소음을 유발하는 공사 차량이 다니는 바람에, 학생들을 위험에 내몰면서 공사를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지난 27일 오후 가 본 학교에서는 공사용 자재를 실은 트럭이 학교를 드나들고, 지게차가 보도블록을 옮기고 있었다. 때마침 학생들의 하교 시간이었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은 공사현장 주변에 모여 구경하기도 했다.

공사현장을 알리는 주황색 고깔 모양 표지판이 설치됐지만, 학생들은 고깔 사이를 요리조리 오가며 장난을 치기도 하고 공사장에 모여들기도 했다.

지게차 운전자들은 하교길에 나선 학생들을 피하느라 목소리 높여 아이들에게 “피하라”는 주의를 주며 운행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안전지도를 담당하는 교사가 나오지 않아, 교통지도를 하던 학부모들이 학교에 건의해 위험표시를 알리는 차단선이 설치됐지만 하교시간이 거의 끝나가는 시간이었다.

학부모들 민원에 학교는 28일 병설유치원 쪽 통로를 폐쇄한다는 조치를 뒤늦게 하고 28일 모든 공사를 종료했다.

학생들의 교통지도를 하는 학부모 이 모씨는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왜 학기중에 불요불급한 보도블록 공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교내에서 공사를 하면 최소한 안전지도를 하는 선생님이 나와 학생을 지도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교내 보도블록이 노후화되어 이를 바꾸는 교체공사를 교육청에서 2021년도 현안사업으로 지정해, 하게 된 공사”라며 “원래 아이들이 없는 주말을 이용해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는데 날씨가 추워서 월요일까지 공기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교시간이 돼 공사차량이 위험하다는 민원이 제기돼 공사가 중단됐고, 28일 병설유치원 쪽 통로를 폐쇄하고 공사를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교내 공사 말고도 세종시는 일년 365일 매일이 공사 중인 도시이다.

올해 개교한 나성초등학교 주변 복합커뮤니티센터 공사를 비롯해 학교 주변에 신축건물 및 가로수 정비, 공공청사 건축, 도로 재포장 사업 등 다양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조치원 등 구도심에서도 도시재생 사업으로 리모델링, 아파트 신축, 공원 재단장 등 다양한 공사가 이뤄지면서 도처에 안전사고 위험이 노출돼 있다.

올해는 민식이법 제정 등 학생 등하교 시 교통안전에 특히 모든 시민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이제는 공사 중 안전사고 예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어른들의 눈높이에 위험해 보이지 않는 공사도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기중에 교내 공사를 진행해 학부모들이 학생 안전에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기중에 교내 공사를 강행해 학부모들이 학생 안전문제를 제기한 초등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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