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털이, 치안 대책 수립 '시급'
빈집털이, 치안 대책 수립 '시급'
  • 심은석
  • 승인 2013.04.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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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석 칼럼]세종시 치안 확립위해 방치된 빈집 7천여 가구 방범 대책 필요

   심은석 세종경찰서장
약동하는 사월이다. 움츠러들었던 힘과 기운이 용틀임하여 꽃 축제가 흥겨운 계절이다.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한 시인도 있지만 생명이 져버려 슬픈 꽃잎의 봄을 말하였지만 탐스러운 열매는 꽃핀 다음에야 맺지 않는가? 모든 열매는 꽃피지 않고는 얻어지지 않는다.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비에 젖으며 바람에 흔들리며 피어나지만 허망한 며칠간의 화려함을 뒤로 하였지만 그것은 탐스런 열매를 위한 시작이다. 모든 생명의 운명, 사람운명 같다고 할까.

정부 세종청사가 입주한 세종특별 자치시가 부척 관심이 집중되고 약동하는 발전이 느껴진다. 일 년 전 이곳에 부임하며 보았던 들판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아파트가 건축 되고 도로, 하천이 되었다. 친 환경적인 인간 중심의 도시설계와 개발에 눈이 부시다.

어느 때 보다도 평온한 치안이 이곳 세종지역에는 피어나는 들풀처럼 가득하다. 엊그제 독거노인, 장애인분들이 힘겹게 사시는 시골집들과 방치된 집을 수리해 주고 위문하는 행사를 가졌다. 30여 가구를 선정해서 열병합 발전소의 창립 기념일에 맞추어 집집마다 장판을 걷어내고 벽지를 바르고 전기를 손보고 집집마다 많은 비용을 들여 힘들게 사시는 분들을 살펴 드렸다.

경찰은 몸으로 봉사하는 일이 주가 되었지만 봉사활동 중에 살펴보니 주변 마을 마다 방치되고 쓰러져 가는 빈집들이 많아 쓸쓸함을 느꼈다. 세종지역에는 건설예정지에 보상이 끝난 빈집이 400 여 가구에 이르고 동네마다 아무도 돌보지 않고 외지인이 소유하여 폐허가 된 빈집이 많은 편이다. 충남지역에는 7천여 집, 경기지역에는 12,000집이 빈집으로 방치 되었다는 소식이다. 경찰에서는 4월부터 재개발 빈집과 농촌 빈집에 대한 방범대책을 적극 추진한다고 한다.

경찰은 재개발 빈집, 농어촌 빈집의 범죄 유발요인을 없애기 위해 우선 해당 지구 사업시행자와 소방, 한국전력, 가스안전공사 등과 공동 대응해 순찰을 강화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부도 등 자금 부족에 의한 공사 중단 건축물, 농어촌지역 빈집 등은 자치단체에 협조하여, 안전관리 및 공사재개를 독려하는 등 위험요소를 제거해 간다.

세종지역에도 농촌 빈집과 행정중심도시 건설 지역의 빈집에 대한 순찰 강화와 적외선 검지기 설치, 마을 이장단과의 협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방치된 빈집에서의 청소년 탈선이나 성범죄 등 예방에 적극 노력 하고 있다. 빈집은 전에는 누구인가 살았던 곳이기 때문에 실존의 허무와 외로움, 인간의 배타성을 노래한 시와 영화의 소재로도 쓰이고 있다.

기형도 시인의 “빈집”에서 표현한 것처럼 존재의 황폐함과 고독속에서도 행복에의 그리움을 노래한 싯구들을 소개한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실존적 외로움과 인간 존재의 허무속에서 행복과 본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29세에 요절한 시인처럼 가엾은 내 사랑이 빈집에 갇히는 초라한 인간 군상의 고독함과 배타성이 빈집에는 느껴진다. 경찰은 시처럼 이러한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극복하면서 빈집에 대한 적극적인 안전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농어촌 지역에 방치된 빈집을 지자체가 철거하는 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지방 소도시 시내지역의 빈집은 대상에서 제외돼 도시 미관을 해치는 '흉물'이 되고 있다.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지자체는 집 1채당 600만원의 예산으로 철거와 폐기물 처리까지 직접 하는데 농어촌 지역으로만 한정되어 일부 소도시의 시내지역 중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 공업지역 내 빈집은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도심 지역에 방치돼 있는 빈집은 청소년 탈선 장소나 쓰레기 투기장소로 환경훼손이 심각하여 빈집 철거 지원사업 대상을 확대하자는 주장도 있다. 폐허가 된 빈집과 함께 농촌에 소재한 빈 별장이나 장기 출타와 농번기에 따른 빈집털이 등 범죄 예방대책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영농기에 빈집털이가 집중됐던 과거와 달리 농한기에도 빈발하고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에 접어들면 농촌 빈집 절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농촌 빈집털이는 온 가족이 종일 논밭에 나가 있고, 농한기에는 주민들이 단체여행을 가거나 마을회관에 모여 생활하면 위험성은 더 커진다.

세종경찰은 '예약순찰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경조사나 마을 단체 여행을 갈 때, 관할 파출소에 신고하면 경찰이 집중 순찰하는 제도로 순찰 결과를 신청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 시건장치가 없는 농촌 집은 출입구 잠금장치를 철저히 하여 자체적인 예방도 중요하고 외부인이 들어오면 벨이 울리는 적외선 경보기를 설치하거나 마을에 남아 있는 어린이나 노인이 낯선 사람의 방문에 관심을 두면 농촌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갈수록 익명성과 무관심속에 농어촌의 빈집이나 한 달에 두 세번 사용하는 별장, 펜션, 전원주택 등 생활 여건 향상으로 1가구 2 주택에 대한 치안 대책이 더욱 요구 되고 있다. 청소년 탈선 예방, 범죄인의 은식처, 미관을 해치는 폐허된 빈집과 장기간 사용 하지 않는 주택들에 대한 범죄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경찰은 새로운 지휘부를 중심으로 4대악 근절로 안전한 사회를 원하는 국민이 공감하는 눈높이를 맞추며 국민이 행복한 치안강국을 만들기 위해 특단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내 부모, 형제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섬김 치안을 실천 하시며 도민행복과 완벽하고 세계일류의 치안역량을 정립하시기 위해 혼신의 열정을 다하고 이제 고향으로 영전 하시는 신임 윤철규 강원청장님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행복을 기원 드린다. <필자 심은석은 현직 세종경찰서장이다. 공주 출생으로 공주사대부고, 경찰대학 4기로 졸업하고 한남대에서 행정학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7월 시집 '햇살같은 경찰의 꿈'을 출판했고 한국 문학신문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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