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시동 걸 때 창이 흔들려 벽에 금이 간 지가 오래다” (김광일)
세종시 연서면 항공기지구역 주민들의 분노한 목소리가 처음으로 세종시에 전달되었다.
항공기 소음에다 재산권 행사 제한 등으로 인한 불편을 겪은 주민들은 세종시 출범으로 기지 이전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주장과 함께 대책기구를 마련, 범 시민적인 군부대 이전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24일 오전 10시 세종시청 별관2층 회의실에서 세종시의회 도시계획 연구모임(소속의원 : 강용수, 이경대, 김선무 의원)과 균형발전담당관실이 공동으로 개최한 ‘항공부대 이전 관련 주민설명회 및 의견청취’에서 분노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여과없이 나왔다.
항공기지구역 내 거주자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연서면 월하리 일대에 위치한 항공부대로 인한 피해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이들은 생존권과 재산권 보장을 위한 군부대 이전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종시가 나서서 국방부 등 관련부서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세종시 중심부에 위치한 항공부대는 그간 꾸준히 이전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숙원사업으로 남아있던 것이 세종시 출범으로 새롭게 부각되었다.
505, 532항공기지로 인한 소음발생 및 각종 재산권 제한 등 주민 불편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였다. 더구나 532항공기지는 행정도시 예정지역 6생활권에서 불과 420m 떨어져있다. 특히 세종시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행정도시 예정지역과 조치원읍을 가로막아 지역 균형발전 및 도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국정감사 질의, 국무총리실 건의, 국방부 방문 및 관계자 협의, 국회의원 등에 건의, 국민 권익위원회 민원 처리 및 협의, 육군본부 및 항공작전사령부 관련자 협의 등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왔지만 항공부대 이전은 현재 답보 상태다.
이날 설명회에서 발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선무(세종시의회 부의장) : 이 자리에 모여 주셔서 감사하다. 의회 의원들도 부대 이전 문제를 해결해기 위해 연구 활동 모임도 결성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반영하겠다. 지켜봐주시고 관심 부탁드린다.
▲조수창(세종시 균형발전담당관) : 항공부대는 세종시 내에서도 중심지역에 위치해 이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효과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민원 접수, 재산권 보장 요구 등이 효과적이다.
▲권춘복(연서면 주민) : 이 자리에 모인 이유를 알고 싶다.
▲조수창(세종시 균형발전담당관) : 항공부대 인근 주민들의 어려움을 듣고 정리하여 국가기관에 민원제기 및 해결방안 모색하겠다.▲안기은(세종시 균형발전담당관실) : 실질적으로 부대이전은 어려운 문제다. 국방부 내에서도 항공부대 이전과 관련한 담당부서가 없다. 전주에서 임실로 이전한 항공부대 문제도 수년간 이어오면서 약 6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김선무(세종시의회 부의장) : 오늘 모임은 첫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주민 의견을 청취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해서 관계기관에 건의하겠다. 차후 이 문제에 대한 관련단체조직의 결성도 가능하다.
▲김용욱(연서면 주민) : 나는 혜민 가든을 구입하여 헐고 신축을 하려던 중 허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지역에는 자기 마음대로 집을 못 지을 뿐더러 수리도 마음대로 못한다. 이로 인해 심각한 재산권 피해를 입고 있다.
▲임중경(월하3리 주민) : 부대 이전 문제는 시간이 소요된다. 민원을 제기해도 해결에 시간적 어려움이 있다. 주민들이 소송하는 수밖에 없다. 소송 시 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 피해는 엄청난데 재산세는 걷어가고 세금도 안 깎아 준다. 정부는 월하리 주민들의 피해에 세금이라도 깎아주는 성의를 보여야한다.
▲차성광(월하4리 이장) : 집근처 6m 거리에 하수처리장을 지어 냄새가 나 살수가 없다. 과일나무는 비행기 바람에 떨어지는 피해를 입는다. 2층짜리 집을 지으려니 부대가 보인다고 허가를 안내준다. 농사지을 땅 약간 있다고 노인연금도 안주고 보상도 없다. 헬기 시동 시 소음으로 인해 TV시청이 불가하다. 집 벽도 갈라지는 피해를 입는다.
▲김광일(월하4리 주민) : 마을회관 앞에 격납고가 2개 있다. 비행기 시동 시 나무와 창문이 흔들리고 TV시청이 힘들어 볼륨을 올려야 한다. 비행기를 격납고에서 다른 곳으로 끌고 가 시동을 걸어 달라 부탁한다.
▲임중경(월하3리 주민) : 시설 재배 시 그린음악을 틀어주는 것이 현대의 농업방식이다. 월하3,4리에서는 비행기 이착륙으로 소음이 발생해 복숭아농사 시 피해를 본다. 식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소송 시에는 소송인이 피해를 입증해야한다. 전문가도 힘든 것을 농사꾼이 직접 해야 한다. 나는 부대 정문을 몸으로 막는 항의를 통해 월하리 중심부를 지나는 비행기 항로를 약간이나마 외곽으로 돌려놓았다.
▲차성광(월하4리 이장) : 우리 마을에는 비닐하우스가 없다. 비닐하우스 농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동네가 부대 담장에 갇혀 있어서 타지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부대 담장으로 인해 눈은 녹지도 않고, 귀를 찢는 소음에 농사가 안 된다. 눈이 오면 부대에서는 눈을 바람으로 담장 밖으로 날려버려 피해를 입는다. 월하4리 주민들에게 보상지원을 요청한다.
▲김학기(번암1리 이장) : 부대 이전 문제는 월하리 뿐 아니라 조치원, 세종시의 문제이다. 세종시로 진입하는 국도 옆에 항공부대가 있어 문제이다. 유한식 세종시장도 보여 주기 식 공약이 아닌 시민의 실생활에 닿는 정책을 내놓길 요구한다. LED산업단지 투자 유치보다 항공기지 이전이 우선이다. 본인의 피해라고 생각하고 조치해 주길 바란다. 85명이 서명해서 국가를 상대하기에는 무리이다. 인근주민들의 서명 등을 통한 동참을 요구한다.
▲이영민(번암2리 이장) : 큰 피해지역은 월하리, 번암리 아파트 489세대다. 앞은8층, 뒤는 12층 이상 건축 불가이다. 세종시민들이 한뜻으로 협력하여 해결하자.
▲유양준(월하3리 이장 ): 제일 급한 것은 건물 신축 불가에 관한 부분이다. 허가를 안내준다. 시에 항공기지구역 완화를 요청한다. 건물이라도 짓게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조수창(세종시 균형발전담당관 ): 좋은 말씀이다. 피해와 관련된 증빙자료 등이 있으면 제출해 달라고 말씀드린다. 사진 등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 주민들의 민사소송 진행 상황을 시청 직원에게 알려달라고 요청 드린다.
▲김선무(세종시의회 부의장) : 설명회를 통해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 부대 이전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시일이 소요된다. 군부대 이전 전에 재산세감면, 부대담장 점검, 하수처리장 이전, 항공기지구역 축소 등 세종시나 의회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주민들의 행정 소송 등에 대해서도 지원 방안을 강구해 보겠다.
▲임중경(월하3리 주민) : 이 자리에 모인 김에 항공부대 이전 대책 주민 조직을 구성하자. 조치원읍, 연서면, 연기면 이장 100여명, 부녀회 등이 모여 조직을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 주민들의 서명을 충분히 받아서 부대 이전을 관철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김용욱(연서면 주민) : 핵심위원을 선임하여 위원회를 구성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하자.
▲김선무(세종시의회 부의장) : 이 자리에서 전부 얘기할 수는 없다. 이장님들을 모시고 의회에서 도움 드리겠다. 차후 조직규모, 범위 등을 협의하여 체계적으로 노력하겠다.
▲주민일동: 대책위원회 구성 시 까지 임시로 김선무 세종시의회 부의장이 모임을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