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도청사에 제2집무실 설치 ··· 활성화 첫 걸음
업주들 "시청 공무원들 발길 ··· 市 노력 고마워"
파 귀한 기폭제 될 근본대책 조속추진 촉구도
이 같은 조치가 원도심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적극 나서겠다는 염 시장의 의지만큼은 충분히 읽혀진다. 이를 반영하듯 올 한해 펼쳐질 시정을 논의하고 그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담소를 나누며 제2집무실을 둘러보는 등 유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빈 도청사 내 이색적인 회의에 대한 감상평도 각양각색. 청내를 유심히 살펴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수십년 만에 친정집을 찾은 감회에 사로잡힌 이들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박상덕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충남도청 소방계장으로 시작해 당시 내무부로 갈 때까지 10여년을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며 “도청 대회의실을 20여년만에 방문한 셈이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회가 새롭다. 당시 추억과 고생했던 에피소드들이 생각이 난다. 권위주의적 분위기를 풍겼던 건물로 세월과 함께 많이 씻겨진 듯하다”고 했다.
곁에 있던 한종호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게도 느낌표가 배어났다.
한 이사장은 “1989년 2월 대전이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도청을 떠나왔다. 떠나기 전 지방과 행정계에서 근무했는데 사무실이 1층 정문 왼편에 있었다”며 “그 이후 처음으로 도청을 방문했으며, 그 때는 회의장을 꾸미다보면 참 대회의실이 커 보였는데 지금은 오래돼서 그런지 작아 보인다”고 농섞어 말했다.
‘원도심 활성화’라는 큰 짐을 등에 업고 내딛은 대전시의 첫 발. 이를 바라보는 상인들의 마음은 기대반 우려반이 뒤엉켜 심란하기만 하다.
한 도청 인근 식당 사장은 “도청이전이 완료된 후 지난 2일부터 시청 공무원들이 식당들을 찾기 시작했다. 과거 매출에 비하면 큰 수준은 아니지만 고마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솔직히 시청에서 원도심까지 기름 값이 더 나오지 않냐. 이렇게라도 노력하는 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또 다른 식당 사장은 “고맙긴 하지만 생계가 걸려있다 보니 걱정스럽기도 하다”며 “시민대학이 과연 도청이 있을때 처럼 유동인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걱정인 게 사실이다. 하루빨리 시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토로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