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임검사 사태' 경찰 반발 심상찮네
'특임검사 사태' 경찰 반발 심상찮네
  • 금강일보
  • 승인 2012.11.1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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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경찰 세종서 긴급토론회 ··· 수사권 독립 갈등 확산 조짐

특임검사 문제 논의 하는 경찰들 일선 경찰관들이 16일 세종시 한 식당에 모여 토론회를 열고 검사 비리를 검찰이 수사하는 특임검사제의 문제점 공유하고 경찰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임검사 임명으로 사건을 가로챈 것도 모자라 영장까지 기각한 것은 사실상 경찰의 수사를 묶어버린 것입니다.”

“헌법에 규정된 검사의 영장 독점청구권도 삭제돼야 하고, (수사권과 관련)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지난 16일 세종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전국 현장 경찰관 현안 긴급토론회’에 참석한 일부 경찰관의 말이다.

계속돼 온 검·경 대립의 골이 또다시 깊어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고검 부장검사급 김광준 검사의 실명 은행계좌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검찰이 기각하면서다. 경찰 내부에선 이번 검찰의 영장기각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이들은 검찰의 이번 행태를 비판하는 한편 수사와 기소 분리를 위한 형사소송법 재개정 등에 대한 논의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토론에 참여한 경찰관들은 김광준 검사 수사에 특임검사가 꾸려지고, 검사가 경찰의 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기각한 것은 현행법의 한계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형소법 개정이 이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는 최선책이지만 당장 김 검사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데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에 참여한 충남지방경찰청의 한 경찰관은 “경찰이 처음부터 범행을 인지해 수사하고 있었는데 특임검사를 임명한 것은 명백한 가로채기”라며 “검사가 검사를 수사한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 과연 그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 국민들이 의문을 갖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영장청구권을 검찰만 가지고 있는 법적 한계를 극복하기 전에는 검·경의 이런 갈등이 반복될 것이라는 성토가 많이 나왔다”며 “의사·간호사 발언으로 경찰 조직을 비하한 것에 대한 대응 방침도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토론회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왜곡될 우려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서울 강동경찰서 김학구 경사는 “이번 토론회는 경찰수사권에 대한 문제점을 경찰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번 사태의 원인을 찾기 위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검찰과 경찰 관계를 의사와 간호사 관계로 비유한 김수창 특임검사의 발언과 관련해 가상의 동일한 살인사건을 두고 ‘검사와 형사가 수사능력을 겨뤄보자’는 제안도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한 경찰들은 토론결과와 제안을 정리해 온라인상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권순재 기자 pres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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