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미술관 존폐 위기
아주 미술관 존폐 위기
  • 금강일보
  • 승인 2012.11.1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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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이재홍 목사, 신도 상대 18억 원 사기

<속보>=대전에서 꽤 큰 규모의 사립미술관으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대전 아주미술관’이 존폐의 위기에 처했다. 미술관의 수장이었던 이재흥 이사장이 지난 9일 사기혐의(현직 목사인 이 이사장은 신도를 상대로 18억 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법정구속(징역 5년 선고)됐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문화적 공간 중의 하나인 미술관의 위기를 안타까워하는 한편 사립미술관이 공공재로서 가져야 할 역할의 한계가 어김없이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본보 11월 13일자 6면 보도>

특히 미술관이 개관 당시부터 ‘특혜 의혹’ 등으로 논란이 있어왔던 만큼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정상적인 미술관 운영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재 아주미술관은 사립미술관으로 대전시에 등록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개관 당시 미술관 위치(대전 유성구 화암동 195번지)가 그린벨트 구역이어서 진입로 개설을 조건으로 유성구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부터 미술관은 매년 1000만 원씩 강제이행금을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 수장의 구속과 함께 이 같은 악재가 알려지자 지역미술계 인사들은 “등록조차 하지 못한 미술관이기 때문에 각종 지원금을 받을 수 없어 운영상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겠느냐”며 “다양한 이유로 돈을 받아 사기혐의로 구속된 이상 개인이 운영하는 미술관 운영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 미술기관의 한 임원은 “개인이 사립미술관을 그 정도로 성공시켰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인데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개인이 운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곳이 미술관이다. 개관 전후로 미술관을 운영할 재단이 따로 만들어졌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미술계 관계자는 “사립미술관이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영리의 목적이 아닌 비영리 공공기관이자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서비스기관으로서 작품을 수집, 전시, 교육 등의 목적으로 운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미술관은 내달 16일까지 전시가 진행될 계획으로 운영상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은 상태다.

미술관 홍보 담당자는 “개인이 법정에 선 것이지 미술관이 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전시에 영향이 있진 않을 것”이라며 “위기나 힘든 상황은 맞지만 꾸준히 전시를 진행하고 기획할 계획이다. 공공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운영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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