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동 선교사촌 보수 나선다
오정동 선교사촌 보수 나선다
  • 금강일보
  • 승인 2012.11.1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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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보도에 대전시·한남대 사업추진 뜻 밝혀 ··· 지역사회 "환영"

<속보>=한남대 내 소재한 ‘오정동 선교사촌(대전시 문화재자료 제44호)’이 노후해 보수공사가 시급하다는 본보<10월 11일 7면, 10월 16일 5면> 보도 이후 대전시와 한남대가 선교사촌 유지·관리에 나설 뜻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단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 제약 등을 들어 책임을 분할해 보수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게 양 측의 공통된 주장이다. 시가 건물 외부 공사를 맡는 대신, 대학은 실내와 선교사촌 주변 정비에 나서야한다는 논지다. 선교사촌 지킴이를 자처하는 이들은 양 기관의 의지표명에 반가워하면서도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시, 추경예산에 반영 계획…‘소유자 관리원칙’은 유지
시 종무문화재관리과는 선교사촌 건물 7동 중 보수를 필요로 하는 건물 및 노후상태를 파악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대학에 발송했다. 앞서 대학은 선교사촌의 보수정비 지원에 관한 공문을 시에 접수한 바 있다.

종무문화재관리과는 내년 추경예산에 ‘오정동 선교사촌’ 보수정비 예산을 반영시킬 의지도 내비쳤다. 본예산이 이달 중 시의회 정례회의를 거쳐 내달 확정되는 점을 들어 연내 예산 반영은 어렵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다만 동춘당, 우암 송시열 사당 등 사적지의 경우 시의 지원과 별도로 소유주가 관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종무문화재관리과 관계자는 “내년도 3~4월 중 추경예산에 선교사촌 정비사업 예산을 포함시킬 계획”이라며 “예산책정의 경우 본과 외에 예산관련 부처와 시의회 등 다단한 과정을 필요로 한다.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지만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의지를 갖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 산재한 시문화재 중에는 소유주가 개인 또는 문중인 경우가 다수”라며 “기본적으로 소유주가 유지·관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선교사촌 역시 소유주인 대학이 주도적으로 나서 관리에 임하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

◆대학, 건물 내부 및 주변 정비 사업 진행할 듯
선교사촌의 실제 소유주인 한남대 측도 선교사촌 유지·보수에 적극 나설 뜻을 비쳤다. 시가 나서 외부 지붕공사를 진행한다면 건물 내부와 주변 정비 사업을 대학이 맡아서 하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대학 고위관계자는 “시가 보수공사 기간을 너무 오래 끌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누수현상이 심한 지붕공사를 시가 맡는다면, 대학은 건물 내부공사와 주변 조경, 문화 환경 조성 등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대학은 내년 자체 예산에 선교사촌 보수비용을 책정해 두기도 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대학은 이미 예산을 책정해 선교사촌 보수에 나설 의지를 갖고 있다”며 “누수로 인한 건물 훼손을 막고, 이 공간을 ‘살아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키도록 노력을 할 것이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선교사촌을 활용할 구체적 복안도 내놨다. “선교사촌은 기독교 관련 단체가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소”라고 소개한 그는 “(선교사촌이)작은 음악회, 세미나실, 쉼터 개념 등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내에는 선교사촌 외에도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갖는 건물이 더 있다. 오정못 옆 교목실도 그중 하나다”며 “대학의 역사와 함께 머물러 온 건물들을 헐지 않고 원형대로 유지한다는 게 대학이 가진 기본 가치다. 선교사촌을 지키자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김조년 교수 “양 기관, 말보다 실천이 중요”
과거 선교사촌이 일반 건설사에 매각돼 소실될 위기를 맞았을 때 선교사촌 지킴이를 자처해 ‘땅 1평 사기’ 운동을 주도했던 김조년 한남대 명예교수는 시와 대학이 선교사촌 유지·보수에 나설 뜻을 밝힌데 반가움을 전했다.

김 교수는 “양 기관이 나서 선교사촌을 지키는 데 힘을 모은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서로 책임을 미루기보다 양측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을 행동으로 보여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보수공사가 늦어질 경우 자칫 문화재 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지붕을 통해 스며든 빗물 등으로 실내에 물건을 두지 못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건물 상태는 더욱 안 좋아진다. 양 기관이 가진 의지가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보수공사에 그치지 않고, 이 공간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유지·보수 계획 외에 선교사촌을 활용해 인적이 오가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일웅 기자 jiw306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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