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좋은 선생님이 될 겁니다"
"꼭 좋은 선생님이 될 겁니다"
  • 송가현
  • 승인 2017.03.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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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슬기유치원 송가현 교사, "평소 꿈이 현실됐다"
 
   슬기유치원 송가현 교사

“저는 커서 유치원 선생님이 될 거에요” 유치원을 다닐 때 어른들이 내 꿈을 물어보면 나는 우리 선생님처럼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다. 그리고 20대 중반이 된 지금 나는 지금 그 꿈을 이뤘다.

초등학교에 가서도 중학생이 되어서도 꿈은 변하지 않았었다. 선생님이 멋져 보였고, 동생들과 항상 함께 지내면서도 아이들이 좋았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항상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었고,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은 변함이 없었다.

막연하게 아이들이 좋아서! 유치원 선생님이 될거야! 라고 생각을 하다, 대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고, 나는 조금 더 진지하게 나의 미래를 그려보게 되었었다.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며 나의 중, 고등학교 생활을 돌아보니 학교에서 해야 하는 봉사활동은 모두 어린이집, 공부방 등이었으며 독서생활기록 또한 아이들과 관련된, 교육과 관련된 서적이였다. 나의 꿈을 이루고 싶었기에 열심히 공부하였고, 원하던 유아교육과에도 입학하게 되었다.

대학교 공부도 즐거웠다. 그렇게 즐기면서 열심히 생활하자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소중한 선물들은 나를 더 열심히 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고학년이 되어 갈수록 나의 목표인 임용시험을 생각하였다. 대학교 3학년 후반기부터는 임용 공부를 시작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공부했다. 1차 시험이 끝난 뒤, 미리 계획해 두었던 해외여행을 잠깐 다녀온 뒤, 바로 2차 공부에 매진했다. 어린 티가 나진 않을까, 경력 없는 재학생인 게 너무나 부담으로 다가왔다.

1차 공부 때부터 함께 했던 친구들과 함께 2차 스터디를 꾸렸고,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밥먹는 시간 빼놓고는 지도안 작성, 면접, 수업실연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했다. 그리고 항상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즐기며 공부했던 결과로 1차, 2차 점수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고 감사하게도 졸업과 동시에 합격이라는 기쁨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부모님에게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딸이 되었다.

 

‘최종 합격을 축하합니다’ 라는 멘트를 내 눈으로 확인한지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믿기지 않게도 나는 벌써 3년차 교사가 되어있다. 교육실습 한 달의 경험이 전부였던 나는 내가 정말 담임을 맡을 수는 있는 건지 아는 것이라곤 이론뿐인데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정말 걱정이 많았다.

유치원 교사로서의 생활은 내가 생각하던, 선배들에게 들었던 이야기, 그 상상 이상이었다. 유치원 업무부터 아이들 생활지도, 학부모 상담 모든 면들에 있어 서툴렀다.

나는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들며,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동료 선생님들과 이야기 나누고 의지하며,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았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남들보다 잘 해보자는 마음을 갖고 아이들과 생활했다.

어렸을 때부터 활발한 활동을 좋아했던 나였기에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주고 신나게 신체활동을 할 때 가장 즐거웠다. 실내놀이터에서도 아이들과 신나게 놀았으며, 체육 특성화 시간에도 함께 수업에 참여하여 수업을 즐겼다. 학부모님께 남자 아이들의 욕구를 잘 풀어주시고 보듬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머님께 격려의 말씀을 들으니 더욱 기뻤고 힘이 나서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에 반면 조금 더 세심하게 여자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다독여주는 면에 있어서는 많이 부족했다. 경력 있는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하고 관련 도서도 많이 읽으며 아이들의 시선에서 진심으로 마음으로 이야기 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옆 반 선생님과 학부모에게 비교 당했으며, 관리자들에게 비교 당했다. 나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항상 돌아오는 것은 노력하라는 말이었으며,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몸도 견디질 못했다.

그렇게 하고 싶던 일이였는데, 막상 재미있지가 않았다. 하루하루 출근하는 데에 의미를 두며 시간이 흘러가기도 했다. 보통은 3~4년차에 슬럼프가 온다던데, 나는 그 슬럼프도 남들보다 일찍 온 듯 했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그나마 학기를 마치고 방학이 오면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내가 누구인지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으며, 다시 새롭게 시작해볼까 하는 작은 용기라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 정말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보다. 나랑은 안 맞는 직업이구나’ 생각하며 다른 직업을 찾아보기도 했다.

평소 꿈이었던 유치원 교사가 되고나서 어떤 선생님이 될 것인가는 3년차에 접어든 지금도 정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나는 남들보다 빨리 꿈을 정했으며 그 꿈을 이뤘다. 그런데도 행복하지가 않았으며,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내 꿈은 ‘임용고시 합격’ 이였다. 나는 그 목표를 위해 달려왔고, 그 꿈을 실패 없이 이뤄냈다. 목표를 가지고 달려야 하는데, 나에게 더 이상 이룰 목표가 없으니 무기력해지고, 의욕도 없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대학교 임용특강에서도 후배들에게 꼭 이야기 한다.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은 목표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떤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보라고, 사실 이제 3년차에 접어드는 나도 아직은 정확한 정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다.

주위의 동료교사, 관리자로부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며, 나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내가 고쳐나가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 같다. 부족한 점을 한 번에 다 고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올해는 천천히 조금씩 더 노력하고 노력해서 조금 더 성장한 교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아직은 길고 긴 교사로서의 길에 첫걸음을 가고 있는 나이지만 함께 근무하는 동료선생님들과 나를 믿어주시는 원감선생님에게 인정받으며 성장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나는 아직은 아주 작고 작은 생존기의 교사에 불과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 이고,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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