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콘과 효자손... 서글픈 현실"
"리모콘과 효자손... 서글픈 현실"
  • 최태호
  • 승인 2016.08.03 14: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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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최태호 중부대 교수, "가정교육과 교권 바로 세워야..."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
잠언 13장 24절을 보면 '매(회초리)를 아끼는 자는 자기 아들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제 때에 징계하느라'(He who spares the rod hates his son, but he who loves him is careful to discipline him)라는 말이 있다.

또한 격언에도 '자녀에게 회초리를 들지 않으면 자녀가 아비에게 회초리를 든다'고 했다.

요즘은 회초리 없는 교육이 유행이다. 사랑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면 좋겠지만 막상 현장에 서보면 그것이 말하는 것 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진정으로 가슴과 가슴이 통하여 교육한다면 못할 것이 없겠지만 현장의 소리는 그렇지 않다.

학생에게 폭행당한 교감선생님도 있다. 막거나 손을 잡으면 성희롱으로 걸려 할 수 없이 맞고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아이들이 교사에게 폭행을 유도하고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찍어서 교육청에 보내는 것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고, 그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시대가 되었다. 기간제교사라고 무시하면서 폭행한 사건도 있었고, 남학생이 여교사를 희롱하기도 하였고,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모텔 단골손님으로 드나들기도 한다. 참으로 학교가 가관이다.

손자가 할머니에게 리모콘으로 던지는 것은 괜찮고, 아버지가 그 아이를 효자손으로 때리는 것은 죄가 되었다. 그 아버지는 벌금 100만원에 40시간 교육을 받아야 한단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부모가 지나치게 아이에게 폭행을 가하는 것은 나쁘다. 그런 폭력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회초리는 살아있어야 한다. 집에서 아버지의 권위가 무너지면 가정교육이 바로 설 수 없다.

마찬가지로 교권이 무너지면 학교교육이 무너진다. 폭력을 정당화하자는 말이 아니다. 아이들은 미성숙한 단계에 있기 때문에 적당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사랑의 매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학생이 교사를 때리는데 교사가 맞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 세상에 있을 법한 일인가?

물론 교단에 남자 교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다루기 어렵다는 것도 인정한다. 필자가 중학교 교사 시절에도 남자 교사가 7명뿐이라 매주 숙직을 해야 했고 학생부 교외지도계는 도맡아 해 왔다. 남녀교사의 성비도 문제가 되지만 더욱 중요한 문제는 학교에서도 사랑의 회초리를 용납하지 않는다면 교권은 끝없이 무너질 것이고 교육의 미래도 불을 보듯이 훤하다는 것이다.

무조건 때리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양한 학생이 있듯이 다양한 교육방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회초리를 통해서 바로 잡을 수 있는 아이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커서 범죄자가 되는 것보다는 학창시절에 회초리를 통하여 바로 잡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본다. 회초리에 맞아서 죽은 경우는 없다.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한국에는 한국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담배 피우는 것이 몸에 나쁘기 때문에 피우지 말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우면 징계해야 한다. 지나친 성관계나 임신은 학생들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므로 자제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미성숙한 아이들을 어른과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다. 할머니에게 리모콘을 던지는 일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다. 물론 아버지가 말로 설득했거나 논리적으로 설명하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버지는 효자손으로 멍이 들도록 때렸다. 멍이 들었다고 아이가 죽지는 않는다. 아이는 잘못을 쉽게 인식했을 수도 있다.

멍이 들도록 때린 아버지도 잘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다. 아이로 인해 아버지는 범죄자가 되고 벌금 100만원은 큰 죄이므로 공기업에 취업하기도 힘들게 되었다. 아이가 던진 리모콘이 아버지를 범죄자로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을까 생각하니 슬프기 그지없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다. 모든 것을 법으로 해결하려면 피곤하다. 법은 도덕의 밑에 존재해야 한다. 아무 것도 모르고 리모콘 던졌다가 아버지를 범죄자로 만든 아이는 훗날 어떤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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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 2016-08-05 18:05:18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 !!
법만능주의가 동방예의지국을 버려 놓을까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