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교육은 어려서부터 실천하는 교육으로"
"청렴교육은 어려서부터 실천하는 교육으로"
  • 강해정
  • 승인 2016.06.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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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두루초등학교 강해정 교장, "청렴한 생활, 몸에 베어나도록 해야"

   두루초 강해정 교장
해마다 6월이 되면 고위공직자 청렴도 평가가 시작된다.
'청렴(淸廉)'이란 '성품과 행실이 고결하고 탐욕이 없음'을 뜻하는데 고위 공직자들의 평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어려서부터 청렴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청렴교육은 생활 주변의 작고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교사는 자신의 맡은 업무에 책임감을 갖고 공정하게 처리하는 일과,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에 정성을 다하는 일부터 청렴을 실천한다. 학생은 학급이나 학교에서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작은 약속을 실천하는 데에서 청렴을 찾을 수 있다. 가정에서도 가족 사이에 지켜야 할 예절을 알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식탁에 수저를 놓거나 현관의 신발을 가지런히 챙기고,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게 청렴 즉, 반부패 척결의 시작이다.

모든 부모가 자신의 자식들이 바르게 살아가기를 바랄 것이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이 '청렴'이라는 단어를 항상 마음속에 생각하며 욕심을 버리고 지낸다면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욕심을 버리고 지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무엇인가를 더 소유하려고 하고, 무엇인가를 넘치게 더 가지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기적이고 삭막한 사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내 것이 아닌데 가지려고 하는 것, 정당한 방법이 아닌데 그것을 취하려고 하는 것, 나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함부로 대하거나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등은 아이들이 부모를 닮아가는 거울이 된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한다.

공자는 군자의 덕목인 '군자오미(君子五美)'를 강조한다. 배려(惠), 지도력(勞), 성취욕(慾), 자유(泰), 위엄(威)을 군자가 갖춰야 할 다섯 가지 미덕으로 꼽고 이의 균형을 중시했다. 배려가 과하면 간섭이 되고, 성취욕이 지나치면 탐욕이 되고, 위엄이 과하면 독재가 되기 때문이다.

절대왕권의 상징인 루이 14세는 '짐이 곧 국가'라는 말을 남겼지만, 군자오미 중 욕이불탐(慾而不貪·욕심이 있어도 탐욕은 부리지 않는다)의 교훈을 깨닫지 못했다.

전남 장성군에는 특이한 비가 하나 있다. 묘지 앞에 세워진 비에는 묘의 주인이 생전에 활동했던 업적을 새기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비에는 아무런 내용도 새겨지지 않았다. 이 비가 바로 조선 시대 3대 청백리 중 한 분이며, 한성부 판윤과 호조판서 등 요직을 역임했던 '아곡 박수량 선생의 백비'이다.

아곡 박수량 선생은 38년 동안 공직에 있으면서도 청렴하여 사후에 장례를 치를 비용이 없어 나라에서 장례를 도왔다. 당시 조선 명종은 '수량의 청백한 이름은 이미 세상에 알려진 지 오래이다' 면서 서해의 좋은 돌을 골라 묘비를 세우도록 하사했다. 그리고 묘비를 세우지 말라는 박수량 선생의 유언에 따라 비에 아무런 내용을 쓰지 못하게 했다.

청백리란 자기 한 몸을 위한 욕심을 버리고 맑은 물처럼 깨끗하게 살아온 벼슬아치를 말한다. 오늘날로 치면 모범공무원인 셈이다. 오늘날 우리는 공정·책임·절제·약속·배려·정직이라는 청렴의 덕목을 학생들에게 입버릇처럼 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이를 외면한 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박수량 선생의 백비에서 보듯 청렴한 자는 후세에 본보기가 되고 부패한 자는 크나큰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이 자각하고 반부패를 척결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청렴한 생활이 몸에 베어나도록 교육으로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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