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때 영화 한 편 보는 건 어때요
연휴 때 영화 한 편 보는 건 어때요
  • 강병호
  • 승인 2016.05.04 2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재대 강병호 교수가 추천하는 영화] 대배우, 하나와 미소시루

   배재대 강병호 교수가 추천하는 영화, '대배우'<사진 왼쪽>와 '하나와 미소시루'
5월, 가정의 달이다.
5월 5일 어린이날에 갑자기 6일이 임시 공휴일이 되어 나흘의 봄날 황금연휴가 어버이의 날로 연결된다. 고급스럽게 즐길 여유가 없으면 지루한 연휴가 될 수 있다.

가정의 달이지만 뉴스에서 보고 듣는 사정은 많이 다르다. 연일 들리는 아동학대, 가족폭력 뉴스가 가정의 달을 무색하게 한다. 다시 한 번 가족은 왜 모여 살아야 하는지? 왜 사랑해야 하는지? 근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영화들을 골라본다. 이번에는 개봉이 끝나 VOD서비스로 감상할 수 작품 중심으로 골라 보았다.

첫 번째는 얼마 전 개봉된 한국 영화 <대배우>다. 천만 관객 영화 7편에서 조연으로 활약한 오달수가 처음으로 주연한 작품이다. 대학로 아동극 배우 ‘장성필’은 ‘플란다스의 개’의 파트라슈, 즉 개 역할 전문으로 20년을 버티고 있다. 가족들도 이젠 그의 연극실력을 인정하지 않는 눈치다.

우연히 대학로 극단에서 한솥밥을 먹었지만 이젠 대 스타가 된 설강식(윤제문)을 만나 깐느 박(이경영)의 신작영화 <악마의 피>에 오디션을 보게 되고 기상천외한 노력으로 캐스팅되지만 결국 중도하차하게 된다. <대배우>란 영화 제목은 극중 아내의 핸드폰에 저장된 남편 장성필의 이름이다.

무명배우지만 가족에 대한 그의 사랑과 믿음은 뜨겁기만 하다. 장성필의 아들 원석이 “그럼 영화에선 사람으로 나오지?”하는 대사가 사회에서 뒤처지지 않으려 버둥대는 가장들에게 못내 안타깝게 다가온다. 카메오로 유지태, 김명민, 김새론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두 번째는 일본 영화 <하나와 미소시루(はなちゃんのみそ汁)>, ‘떠난 그녀와 남겨진 남자 그리고 다섯 살 하나’라는 부제의 <야스타게 싱고> 동명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이다. 미소시루(みそ汁)는 일본 된장국을 말한다. 신문사 지국에 배치된 주인공 싱고에게 어느 날 성악과 대학원생 치에(히로스에 료코)가 음악회 보도관계로 찾아온다.

싱고의 적극적인 구애로 둘은 연인이 되고 결혼도 한다. 하지만 치에는 유방암에 걸린 사실이 검사를 통해 밝혀지고 임신을 포기했던 둘에게 기적과 같이 딸 ‘하나’가 태어나게 된다. 치에는 두 번째 암 선고를 받고 식단을 현미와 미소시루를 먹는 건강식으로 바꾸고 암환자의 소소한 삶의 행복을 블로그에 올려 많은 환우들에게 감동을 준다.

어머니 치에는 삶의 남은 시간을 딸 하나에게 미소시루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데 모든 힘을 쏟는다. 마치 그가 가진 마지막 생명의 유산 같이... 일본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세밀한 감정의 변화, 예쁜 영상을 통해 변치 않는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끊을 수 없는 내리사랑을 잔잔히 보여준다. 감독은 아쿠네 코모아키(阿久根知昭) 2015년 작품이다.

세 번째 영화는 역시 일본 영화인 <바다마을 다이어리(원제 海街diary )>. 가족 드라마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의 2015년 개봉작이다. 해변가 마을에서 같이 사는 세 자매 <사치(아야세 하루카)>, <요시노(나가사와 가즈아키)>, <치카(이토 카호)>는 15년 전 집을 떠나 가정을 버린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장례식에서 그들은 아버지와 다른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이복동생 여학생 <스즈(히로세 스즈)>를 만나 함께 바다마을에서 같이 살 것을 제안한다. 네 자매는 부모님과 같이 살던 매화나무가 무성한 옛날 집에서 어색한 동거가 시작된다. 네 자매의 일상적이고 소소한 에피소드와 그림엽서와 같이 예쁜 영상들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5월, 가족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수작(秀作)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