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유세 소음, 누구를 위한 총선이죠"
"거리유세 소음, 누구를 위한 총선이죠"
  • 전민수
  • 승인 2016.04.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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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칼럼]전민수 배재대 2년, "유권자 불편하지 않는 선거운동 필요"

   전민수 배재대 2년
꽃피는 봄이 왔다. 벚꽃들이 만개해 벚꽃 축제가 시작 되었고, 여타 다른 꽃들도 만발해 길거리가 봄의 향기로 가득하게 되었다. 연인 또는 가족단위로 온몸을 감싸는 봄의 향기를 즐기기 위하여 너도나도 나들이 길을 향하거나, 따뜻해진 날씨를 즐기며 집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시작의 계절 봄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즐거운 나들이와 편안한 휴식을 제공 해주는 계절이다. 하지만 올봄은 마냥 편안하고 즐거운 계절이 되지만은 않을 듯하다. 올해는 4년에 한 번씩 오는 총선이 있는 해이다. 사전 투표가 4월 8일 - 4월 9일이고 본 투표는 4월 13일에 총선이 치러졌다.

올해 총선은 제법 이전부터 선거 독려 영상의 부적절한 비유 및 지나친 음란성 때문에 논란이 많이 되었다. 선거 독려에 노이즈 마케팅을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이번 선거에 맞춰 3월 31일부터 거리 유세가 시작되었는데, 거리 유세에서도 지나친 소음과 내용 없는 유세 때문에 시민들의 반감을 샀다.

거리유세는 전국에 있는 주요 거리들에서 이루어졌다. 대개 스피커를 설치한 트럭에서 후보자들의 공약을 담은 연설을 하거나 각자 후보자들이 선택한 로고송을 틀고 춤을 추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검사외전’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강 동원의 춤 장면이 바로 거리 유세의 모습이다. 그 장면에서 보듯이 거리 유세 때는 상당이 큰 볼륨의 음악들을 사용한다. 사용되는 큰 음악들이 시민들의 생활에 큰 불편을 주고 있는 것이다.

2년 전 집회에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낮 집회에선 75dB, 야간집회에서는 65dB이상의 소음을 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선거 유세가 현행법상 집회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경찰입장에서 민원이 들어왔을 경우 딱히 강제할 수단이 없다. 또한 ‘야간연설 등의 제한’규정에 따르면 오전7시부터 오후10시까지만 스피커를 사용 할 수 있게 되어있다.

하지만 시간에만 규정이 있을 뿐 소리의 크기에 다한 부분의 규정은 없다. 그렇다보니 기본 100dB이상의 소음들이 발생하고 만약 거리 유세가 여러 후보 간에 동시에 이루어 질 경우에는 소음의 크기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까지 올라가게 된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싸움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올해는 아직 13일간의 거리 유세 기간 중 4일 만에 선거유세 소음신고가 2143건이나 들어왔다. 이는 하루 평균 5백여 건 이상이라는 꽤나 많은 수다. 직접 표현되지 않은 불만까지 감안한다면 대다수의 시민이 거리 유세에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이다. 2010년도 선관위의 통계에 따르면 62%의 시민이 선거유세의 따른 소음에 피해를 받았다고 답했고 이는 선거관련 불만사항 중 단독으로 1위다.

꽤 오랜 시간 거리유세 소음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어 왔지만, 유권자와 시민간의 만남을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며 별다른 개선이 없이 소음에 관한 문제제기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와서는 ‘가장 조용히 하는 후보를 뽑겠다.’또 ‘너무 시끄러워서 공약에는 눈도 안 간다.’등 완전한 역효과가 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선 유세 소음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모 정당의 도우미를 폭행하는 폭력사건까지도 일어났다. 선거에 대한 민심이 완전히 돌아서 ‘선거 무관심’에서 ‘선거 혐오’가 되기 전에 빠른 해결책이 요구되기 시작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거리유세 소음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생활 불편이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실과 무관함>
앞서도 서술하였듯이 이번 총선은 여러모로 우리나라의 선거 문화에 부족함이 들어나고 있는 총선이 아닌가 싶다. 선거독려영상은 시민들 사이에 웃음거리가 되어버렸고,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아이돌을 이용한 것도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였다. 준비과정에 이어 유세에서도 시민들의 집회, 시위와는 다른 잣대를 내세우니 시민들의 선거에 대한 인식이 점차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치에 대한 불신도 시민들이 선거유세를 소음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선거가 내 삶을 결정지을 수 있는 일이 아닌, 후보자들이 국회의원이 되어 자신들의 이득을 도모하려고 하는 활동이라는 인식이 생겨나기 때문에 선거 과정 자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빠르게는 다음 대선까지는 나라에서 선거문화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세송’을 틀어대며 율동을 하는 식의 선거운동은 불필요 하다. 지나가며 그 장면을 보았을 때 시민들의 눈살만 찌푸려질 뿐이다.

대규모 유세단과 ‘유세송’으로 시민들의 관심만 끌어서 선거에 승리하려는 방식은 잘못되었다. 후보가 아닌 정당만 보고 뽑는 식의 시민들의 의식도 잘못된 선거문화를 만드는데 한 몫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진중하게 전달하는 후보가 있고, 그런 후보의 말을 경청하여 올바른 선택을 하는 시민이 있는 선거 문화가 하루 빨리 만들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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