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말, 신흥리 이야기 들어봤나요"
"외딴 말, 신흥리 이야기 들어봤나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6.03.02 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시 도시재생센터, 복숭아, 영명보육원, 역 이야기 등 펴내

   조치원읍 신흥리와 침산리 쪽에서 바라다 본 조치원 역 일대
‘외딴 말을 아시는지요.’

‘외롭게 따로 떨어져 있는 마을’인 ‘외딴 말’은 조치원읍 신흥리의 옛 지명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새 터’, 즉 ‘신대’(新垈)라고 불리웠던 이곳에는 농기구를 만드는 대장간을 비롯한 겨우 민가 몇 채만 있어서 ‘외딴 말’로 불리었다.

그런 한적한 마을이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번영의 시대를 맞게 된다. 읍으로 승격되기 전 조치원면 사무소가 신대리 일대에 들어서고 인구가 늘고 지역이 개발되기 시작한다.

‘외딴 말 신흥리 이야기’는 작은 마을의 역사를 서술한 재미있는 책이다. 세종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펴내 세종시로 이주해온 이방인들에게 뿌리를 알게 하는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36쪽의 작은 책이지만 왜 연기 복숭아가 유명한가에 대한 답이 들어있고 철도는 복숭아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알게 하고 있다. 100년 역사를 훌쩍 넘긴 대동초등학교와 한국전쟁의 부산물이 영명원의 슬픈 출발도 이 책 속에 들어 있다.

조치원은 ‘원(院)’이라는 국영 숙박시설과 함께 교통 요지에서 비롯됐다. 사리원, 이태원 등과 같은 곳이다. 조치원 복숭아는 토양과 기후가 적합하여 봉산동 일대에 첫 시험재배를 하다가 구릉지대가 있는 신흥리가 주산지가 되었다. 보관이 어려운 복숭아는 조치원 역과 가까이에 있는 곳에서 재배를 해야 유통에 유리해 이 일대가 초기 복숭아 주산지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 조치원 문화의 자랑인 ‘백수문학’이 태어나기도 했다. 지역 문인들이 신흥리 복숭아 나무 아래서 껄쭉한 막걸리 한잔을 걸치면서 동인지를 만들기로 ‘도원결의’를 했다. 그게 오늘 날 조치원 대표 동인지로 자리 잡았다.

   신흥리 작은 마을 이야기를 엮어낸 '외딴 말 신흥리 이야기'

1915년 6월 25일 조치원 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대동초등학교는 조치원 최초이자 유일한 소학교였다. 24대 교장을 역임한 신정균 전 세종시 교육감이 2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주변을 안타깝게 한 곳이 바로 이 학교이다.

대전 중구에서 새누리당으로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사라예보 탁구 주역 이에리사 의원이 복식에서 우승할 당시 대한탁구협회장을 지낸 김창원씨가 이곳 출신이다. 김회장은 신진자동차로 더 유명하다. 국방부 장관 이기백 장군, 제헌의원인 최운교씨 등이 역시 대동초를 나왔다. 동아건설 최문준 회장도 이 학교 4학년까지 다녔다.

한국전쟁 당시 공주 영명학교 출신 교사 박정순씨가 전쟁 고아를 보호하기 위해 모교 이름을 따서 영명보육원을 휴전 직후인 1953년 8월 15일에 설립했다. 조치원읍 원리 110번지에 문을 연 영명보육원은 1959년 8월 신흥리 근화원 옆으로 이전했는데 그곳이 신흥리 1번지였다.

‘신흥리 이야기’는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군통신대와 세상의 빛교회, 시청 및 교육청의 신흥리 이전, 그리고 도시 재생까지 지나간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시간이면 읽을 수 있어 뿌리를 찾는다는 의미를 내세워 일독(一讀)을 권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