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로드킬'... 대책 없는 세종시
급증하는 '로드킬'... 대책 없는 세종시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03.01 17: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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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끼고 있어 야생동물 이동 빈번, 생태통로 및 철책 설치 등 시급

 세종시에서 '로드킬(Road-kill)'이 급증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로드킬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 세종~유성간 1번 국도>
"새벽에 운전하던 도중 검은 물체가 차 앞으로 뛰어드는 거에요. 순간 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꺾었지만 '쿵' 하는 소리에 얼마나 가슴이 철렁했던지... 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두근 거립니다."

세종시 신도시에 이제 갓 입주한 새내기 주민 정모씨(47)는 지난달 겪었던 '로드킬(Road-kill)' 사고를 제보하면서 "자칫하다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물들이 자동차에 의해 치어죽는 것을 말하는 '로드킬'. 최근 세종시에서 이 같은 '로드킬'이 급증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동물들의 희생도 문제지만, 자칫 이로 인한 사고가 대형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드킬은 더 큰 문제가 된다. 사고가 야간에 주로 일어나다 보니 정씨의 경우처럼 핸들을 급하게 꺾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등 당황할 경우 자칫 2차, 3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종시는 로드킬과 관련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가 일어나면 동물의 사체를 처리하기에만 급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드킬이 늘고 있는 것은 세종시가 최근 급속한 개발을 맞고 있는 데다 금강을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 탓에 야생동물의 이동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로드킬로 인한 피해 동물도 다양하다. 고라니, 노루 등 야생동물에서부터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까지... 포유류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양서류, 파충류, 조류 등의 사고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종 동물 등 보호종도 적잖다. 수 년 전에는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알려진 '수달'이 신도시 도로에서 객사한 사례도 있었다.

로드킬은 필연적으로 산과 물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 자주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종의 경우 금강 변 도로가 대표적인 곳. 야생동물이 물을 먹으려고 강 쪽으로 접근하면서 도로를 건널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사고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로드킬이 잦은 지역은 금강을 끼고 있는 '세종~공주 도로'와 '세종~청주 도로'다. 이와 함께 '세종~유성을 잇는 국도 1호선'도 로드킬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평소 금강변 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최모씨(53)는 "많을 때는 하루 2~3건의 로드킬을 목격할 때도 있다"면서 "인구가 늘고 개발이 진행되면서 로드킬이 급증하고 있지만 관계기관의 대책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로드킬이 늘고 있는 일차적 문제는 도로 개설 당시 '생태통로'를 설치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생태통로는 도로에 의해 야생동물 서식지가 분리되는 것을 막고 로드킬을 줄이는 최소한의 방법이지만 현실적 문제로 인해 외면되는 사례가 많다.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로 중 하나인 '세종~유성 간 국도1호선'은 생태통로가 없는 대표적 도로다. 자전거도로를 비롯해 총 8차선이라는 거대한 도로가 이어지고 있지만 야생동물의 이동을 돕는 생태통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신도시에서 연기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설치된 생태통로가 거의 유일한 생태통로다.

또 야생동물의 진입을 막을 '철책' 등의 시설물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현실 여건 상 생태통로를 설치할 수 없는 곳이라면 동물들의 접근을 차단할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로드킬 빈발 지역을 통과할 때에는 내비게이션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는 것도 로드킬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비호 세종 YMCA시민환경분과위원장은 "로드킬을 막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생태통로를 비롯해 동물 접근 차단용 철책 등 다양한 시설 설치가 필요하다"며 "세종시의 경우 금강 변 도로 등을 중심으로 로드킬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인간 위주로 개발이 진행되다 보니 애꿎은 동물들이 희생당하고 있다"며 "동물들과 공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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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한세종시문화관광해설사 2016-03-09 07:45:31
동물들이 정말 많이 죽어나갑니다
저는 로드킬을 보면은 항상 신고합니다
그래야 빨리 수거를 해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