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무궁화 꽃이 ...
세종시에 무궁화 꽃이 ...
  • 변평섭
  • 승인 2016.02.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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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칼럼]무궁화공원, 역사 재현통한 새로운 도시 모델제시

   변평섭 전 세종시 부시장
북한 김정은의 제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핵개발의 필요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머리에 핵무기를 얹고 살아야 하는, 우리의 불안한 안보를 미국의 핵우산과 중국의 ‘전략적 우호관계’에만 맡기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어느 날 이들 양대국의 입장이 바뀌면 상상하기조차 두려운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박정희 대통령 때도 비슷한 안보상황에서 극비리에 등장한 것이 ‘핵개발’. 이러한 배경을 소재로 하여, 1993년 김진명 작가에 의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장편 소설이 발표돼 국민적 감동을 몰아 왔었다. 물론 완전한 허구이지만, 핵개발을 시도하는 박정희대통령과 재미 입자물리학자 이휘소박사의 죽음을 연계시킨 사건전개가 매우 긴박감을 일으켰었다.

소설에서 ‘이용우’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시카고대학 이휘소교수는 노벨상 후보로 회자될 정도로 최고 권위자였다. 그런 이박사가 1997년 6월, 미국에서 이해할 수 없는 교통사고로 42세 젊은 나이에 죽게 되는데 한국의 핵개발을 막기 위한 미국의 음모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어쨌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영화로 까지 이어져 국가 안보를 갈망하는 국민적 시그널처럼 되었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그 무렵 무궁화심기 운동이 활발해진 것도 사실이다. 학교 운동장 한구석 또는 관공서 뜰에서나 볼 수 있던 무궁화가 ‘나라꽃’으로 범위를 넓힌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시들해진 ‘무궁화 꽃’ 사랑운동이 대한민국의 행정중심도시가 된 세종시에서 불붙일 준비를 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이 정부청사인근의 5만㎡ 녹지에 무궁화 테마공원을 조성키로 한 것. 우리나라 최대 호수공원으로 꼽히는 중앙 호수공원과, 최근 개관된 대통령 기록관, 디자인이 특출한 세종국립도서관과 함께 무궁화 테마공원이야 말로 세종시의 명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하반기 착공, 2018년 개장하게 되면 전국 최대의 무궁화 공원이 될 뿐 아니라 그 종류 또한 분홍색 계열의 ‘홍단심계’를 비롯 ‘배달계’, ‘아사달계’ 등 200여종이 선보이게 되며 중간 중간에 잔디 마당과 휴식 시설도 마련, 힐링의 올레길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충재 행복청장은 이와 같은 무궁화 동산을 만들게 되면 모든 국민이 눈으로 보고 온 몸으로 체험하면서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게 되고 그것은 곧 ‘나라 사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세종시의 관광 명품 중 하나가 될 것이고.

무궁화는 일제 식민지 서절 독립을 갈망하는 민족의 정서 때문에 그 역사를 길게 생각하지 않지만, 사실은 이미 고구려 유민이 지금의 만주 벌판에 세웠던 발해(渤海)의 기록에 나올 만큼, 우리 민족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즉, 792년 세상을 떠난 발해의 정효공주의 묘비에 이런 내용의 글이 있는 것이다. “옥 같은 얼굴은 무궁화에 비길 수 있었다…. 그는 남편이 죽자 맹세하였던 마음을 변치 않고 슬픔을 머금으면서 굳게 정조를 지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문화원형백과 ‘발해의 꽃은 무궁화였다’ 참조)

이보다 더 오래된 기록으로 춘추전국시대의 중국 지리서 ‘산해경(山海經)’에도, 그리고 일본의 왜서(倭書)에도 우리 민족의 무궁화 사랑이 등장한다. 따라서 세종시에 이처럼 대규모 무궁화 공원을 만드는 것은 역사의 재현을 통해 새로운 도시의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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