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서울고속도로, 이들이 숨은 '주역'
세종-서울고속도로, 이들이 숨은 '주역'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5.11.2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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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도로과, 중앙부처· 국회 등 수시로 문턱 드나들며 '결실' 이뤄

 세종시 도로과 직원들이 '세종-서울 고속도로' 건설계획 발표 후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세종-서울 고속도로' 건설 계획이 발표되던 19일. 세종시는 온통 흥분의 도가니였다. 지난 2013년 말, '세종시 설치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가 오버랩 될만큼 환호의 물결이 이어졌다.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과 '정상건설'이라는 명제 달성을 위해 세종-서울 고속도로는 그만큼 절실했다. 지난 2009년 타당성을 인정받은 후 6년이나 표류하던 사업이 통과됐다는 점에서도 극적으로 다가왔다.

각계의 전방위적 노력으로 이룬 결실이었다. 특히 실무를 담당하며 고생을 해왔던 '세종시 도로과' 직원들의 감동은 더욱 특별했다.

"10년 묵은 체중이 빠지는 듯한 홀가분한 느낌이었어요. 마음 고생이 많았죠." 이춘희 시장의 지휘를 받아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직원들은 도로계획이 발표되던 당시의 느낌을 이같이 설명했다.

국토부는 공식발표 하루전인 18일 브리핑을 갖고 건설 계획을 내놨다. 언론사에 엠바고를 걸었지만 일부 언론에 의해 사실이 미리 새 나가면서 세종시가 범인(?)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지난 23일 사무실에서 만난 직원들의 표정은 모두 밝았다. 아직 그날의 감흥이 채 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6조 7천억원에 이르는 사업비가 투자되는 큰 사업이 결정된 만큼 "드디어 해냈다"는 자부심도 엿보였다.

이두희 도로과장과 윤봉진 도로계획 계장은 실무진을 이끌며 고군 분투했다. 기재부, 국토부 등 중앙부처는 물론 국회 문턱을 수시로 드나들며 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 8월 시작된 '시민서명운동'. 도로과는 당시 온라인 중심으로 번지던 서명운동을 '관' 주도하에 추진키로 결정했다.

"시민 여론으로 공식화하려면 민간차원에서는 힘들 것이라 봤습니다. 체계적인 서명운동을 펼치기 위해 관 주도로 서명운동을 벌여 정부를 설득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어요."

본격 시민서명운동으로 전환 뒤 체계적인 물밑 작업이 이뤄졌다. 고속도로 계획노선과 인접 천안, 안성, 용인 등 4개 지차체와 동시에 서명운동에 나서는 한편, 공동건의문을 채택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충청권 시도지사 공동합의문도 이 무렵 채택됐다.

"세종시 곳곳을 안돌아 다닌 곳이 없어요.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달려가 미친듯이 서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협조를 아끼지 않아 주신 각 읍면동 관계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공동건의문과 시민서명부가 지난 16일 국회에 전해진 지 3일만에 추진계획이 발표됐으니 시민서명운동은 일등공신이 된 셈이다. 서명부에는 세종(7만명)을 비롯해 천안(17만명), 안성(2만명), 용인(5만명) 등에서 받은 32만여 시민의 서명이 담겼다.

 이두희 과장이 세종-서울 고속도로 노선 예정도를 설명하고 있다.
이두희 과장은 "비율로 따지자면 세종시가 무려 35%의 서명률을 보여 가장 적극적이었다"며 "시민서명운동이 도로건설을 확정짓는 데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고 말했다.

윤봉진 계장은 "정치권 여야대표와의 접촉도 이어가려 했지만 각 대표들 일정으로 인해 만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추진계획이 빨리 나와 홀가분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세종-서울 고속도로는 '세종시 정상건설'과 더불어 수도권 혼잡 완화, 수도권-충청권 연계 강화, 국토균형발전 등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도로과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구리~안성노선'은 당장 내년부터 착공에 들어가지만 '안성~세종노선'은 착공까지 5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착공을 앞당기는 것도 급선무다. 이춘희 시장 역시 "'안성~세종노선'이 2020년 착공 예정이지만 재원 투입시기에 따라 2~3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직원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최적의 노선을 선정하는 작업과 지역민들 의견을 듣는 일 등이 숙제로 남았다. 특히 IC위치 선정, 환경영향평가 같은 작업 등은 갈등을 유발할 소지도 있어 더욱 민감한 사안이다.

도로과 직원들은 남아있는 최대 현안인 '조치원연결도로 8차로 확장문제', '국도 1호선 조치원 우회도로 건설'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춘희 시장은 그간 도로과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조만간 점심을 함께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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