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파도이길
마지막이라기에
백사장으로 나갔습니다.
시작 알릴 때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았듯
셀 수 없는 모래알들이
쏟아지는 별빛 받으며
수군대고 있었습니다.
눈 감고 서 있는 입술 위로
차가운 숨결 느껴지고
닿은 감촉 멀어지기에
왔다가 사라지는
물결이 아니길 바랐습니다.
아, 차라리 다시 밀려오는
파도이길 빌 걸 그랬습니다.
달빛 싸늘한 창문에 기대어
하염없는 애달픔 씹으며
이렇게 가슴 쓸 바엔
차라리 파도이길 빌 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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