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지역 제품 구매'.. 손발 따로 세종시
'말 뿐인 지역 제품 구매'.. 손발 따로 세종시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5.10.19 08:55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 중소기업제품 구매 외면 '엇박자 행정', 지역 중소기업 반발 커

   세종시에서 지역 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겠다는 방침과는 달리 역외 구입이 일반화되면서 불만을 사고 있다.<사진은 투자유치를 위한 세종시 부스>
세종시가 '지역 중소기업 제품 우선 구매' 정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실무부서에서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정책입안자와 실무부서 간 손발이 맞지 않는 '엇박자 행정'이 펼쳐지면서 행정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 8월 시에서 발주하는 각종 공사 및 물품구매 시 세종지역 제품을 우선 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 중소기업 제품 우선 구매'를 통해 '중소기업 살리기'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취지다.

계약 담당 부서인 총무과는 당시 '세종시, 지역제품구매로 중소기업 힘 싣는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조달청 입찰이 불가피한 대형공사를 제외한 세종시 발주 공사 및 물품구매 시, 지역 중소기업 제품을 총 구매액 대비 90% 이상 집중 구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정책이 강제성이 없다 보니 물품 계약은 주로 외지 업체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방향 설정과는 달리 실제로 지역 기업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최근 세종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업인종합교육관 신축공사 무대장치 구매 건과 관련, 지역업체를 배제한 채 외지 업체와 1억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공사 방송장치 구매 건으로 역시 외지 업체와 1억 4천여 만원 상당의 수의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시에서도 같은 물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있지만 실무부서의 의지가 없다보니 물품 계약이 주로 외지 업체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농업기술센터는 농민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어 지역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곳"이라며 "이러한 기관에서 조차 지역 업체를 외면하고 외지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세종시의 각종 산업단지 개발 과정에서 지역 업체가 외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단지조성, 진입로 조성공사, 폐수종말처리시설 등 기반시설을 갖추는 공사 과정에서 물품 발주 시 '지역 중소기업 제품 우선 구매' 등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공사가 진행 중인 일부 산업단지 공사에서도 이러한 지역업체 배제 움직임이 보이는 것으로 드러나 지역 업체들의 반발이 큰 것으로 보인다. 산업단지 공사를 주도하는 법인 측에서 물품 발주를 외지 업체에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지역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지역 물품이 외면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단지 조성공사에는 지방비가 투입되고 있어 물품 발주시 세종시 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게 타당하다"며 "지역민의 혈세를 투자해 산단을 조성하는 만큼 철저한 관리를 통해 지역 기업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브로커들의 '로비활동' 등 행정기관의 오랜 관행들이 '지역 중소기업 제품 우선 구매'를 어렵게 하고 있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행정기관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세종시에 사업자를 두고 있지 않은 일명 '영업 명함사장'들이 정관계 로비활동을 통해 수의계약을 따내고 있는 사례들이 만연해 있다"면서 "이로 인해 지역 중소기업들은 폐업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 놨다.

다른 한 업체 관계자 역시 "세종시가 지역 중소기업제품을 집중구매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게 다반사"라며 "관급자재 물품 발주시 세종시 내 지역제한 경쟁입찰을 통해 지역 제품을 우선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공사 관계자 모임 등에서 지역제품 구매를 유도하고 공문도 보내는 등 지역제품 구매를 독려하고 있지만 강제할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가격 단가가 차이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해명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농업인종합교육관 신축공사의 경우 조달청을 통해 지난 2014년 설계 당시 이미 발주 계획이 잡혀 있었다"며 "큰 공사를 설계 할 당시 참여할 업체가 윤곽이 나오고 실제 공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해명했다.

한편, 세종시에는 일반 건설업 159개사 전문건설업 173개사가 등록되어 있으며 중소기업자간 경쟁물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318개사가 등록되어 각분야에서 필요한 물품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업인 2015-10-20 09:11:38
세종시 의지는 좋지만 실천이 안되요. 많은 불평들 나와요. 잘 살펴보세요.

연결고리 2015-10-19 17:06:30
고리와 고리가 연결되어 있으면 끈기지가 않는 법.
그것을 끈기가 참으로 어려운 법.
조달청 구매 또한 다 방법이 있는 법.
세종시는 고리와 고리로 연결된 공무원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