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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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5.10.05 09: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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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5백년 만에 세종서 만난 부안 임씨-전주 이씨 양녕대군파

   "어서 오십시요, 반갑습니다" 5백년 만에 사돈 집안 간에 만남이 세종시 연서면 용암리 위줄 마을에서 이뤄졌다.<사진 왼쪽은 부안 임씨 평해공파 15대손 임헌방, 오른쪽은 전주 이씨 양녕대군파 봉사손 이정원씨>
“반갑습니다.”
“오시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환영합니다.”

5백년 만에 사돈 집안끼리 만남이 이뤄진 세종시 연서면 용암리 위줄마을 뒷산.

‘숙인이씨지묘’(淑人李氏之墓)라는 명문(銘文)이 세월의 풍파로 희미해진 양녕대군의 11번째 딸 ‘완주 이씨’의 무덤 앞에 부안 임씨 평해공파 후손들이 전주 이씨 양녕대군파 자손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덤의 주인은 1509년에 생을 마감한 전주 이씨로 부안 임씨 평해공파 임손의 며느리다.

4일 오전 11시에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이 다가오자 부안 임씨 일가 10여명이 할머니 산소를 찾았다. 사과, 배 등 간단한 과일로 할머니의 제단이 차려졌다.

부안 임씨 임창철 후손은 “조촐하게 차리는 게 오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일 것 같아 최대한 결례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외갓집 식구들을 어떻게 모셔야 될지 고심을 했다”고 첫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이에 미리 와 있던 대전지역 양녕대군파 파종회장인 이왕수씨는 “고모할머니 산소가 이렇게 잘 보존되어 감개무량하고 반갑다” 며 “앞으로 양가 어른들이 모여 화합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기다리는 동안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오석민 박사가 무덤 양 쪽에 서있는 문인석과 혼백이 놀도록 배려한 혼유석(魂遊石), 그리고 경계석, 무덤 형태 등에 대한 간략하게 설명했다. 후손들에게 무덤이 갖는 문화재적 가치를 일깨워주는 시간이 되었다.

이윽고 오전 11시 20분이 지나면서 양녕대군 후손들이 도착했다. 양가에서 상견례 시간을 갖고 양녕공파 봉사손(奉祀孫) 이정원씨가 고유제(告由祭)를 올렸다.

   이정원씨가 고유제에서 잔을 올리고 있다.
경건한 자세로 재배(再拜) 후 이씨는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뜻 깊고 감개무량하다” 고 말하고 “종부인 제 아내가 몸이 불편해서 오기가 쉽지 않았지만 꼭 가봐야 할 자리라고 생각해 함께 오게됐다”며 아내를 소개, 박수를 받았다.

부안 임씨를 대표해서 평해공파 15대 종손인 임헌방씨가 “임손 할아버지 산소는 행복도시 건설로 부여 임천으로 이장되어 안타까웠는데 그나마 할머니 묘소를 보존하게 되어 다행”이라며 “앞으로 양가가 힘을 합쳐 세종시 문화재로 등재되어 오래도록 후손들이 찾아오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날 5백년만에 사돈 간의 만남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립민속박물관 김호걸 박사는 “중요한 문화재자원으로써 보존 필요성이 충분한 만큼 양가 어른들이 모여서 참배하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고 회동의 의미를 되새겼다.

양가 후손 30여명은 묘소 주변을 둘러보면서 조상 얘기로 화제의 꽃을 피웠다. 특히, 부안 임씨 전서공파 임난수 장군의 불사이군(不事二君) 정신과 양녕대군의 유유자적한 삶에 대한 행적을 화두로 삼아 함께 웃고 즐기는 자리가 됐다.

약 40여분간 만남은 기념사진 촬영 후 도가네 식당에서 메기 매운탕을 먹는 것으로 끝이 났다.

   부안 임씨에게 할머니, 전주 이씨에게는 고모할머니 묘소 앞에 절을 올리고 있다.
   양가 후손들은 고유제 후 할머니 묘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오석민 충남역사문화연구위원의 안내로 문인석을 후손들이 들여다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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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수 2015-10-06 04:56:21
반갑 습니다
5 백년 의 만남 이렇게 돈독한 미담의 현실에 박수을 드림니다
더나은 우정과 효에 마음이 흐뭇 합니다
임헌방 아저씨 이곳에서 보니 더욱 존경 스럽 네요
부안 임씨 ~~~화이팅
첫마을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