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자매에다 자녀까지 고시합격자 5명을 배출한 ‘송가네 공부법’ 저자 송하성 경기대 경영대학원장은 세종시 정책 아카데미 특별강연에서 ‘울지 않는 새’를 화두로 던졌다.
리더의 유형을 가리는 독특한 방법으로 그는 21일 오후 5시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감성과 소통의 리더 십’을 약 1시간 여 동안 공직자와 시민을 대상으로 열강, 참석자들로부터 공감을 불러왔다.
송원장은 소통을 못하면 되는 일이 없다고 전제, ‘쥐락 펴락 5가지 소통방법’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소통’(疏通)이었다.
적을 ‘소’(疏) 자를 파자(跛字)하면 바를 ‘정’(正)이 약간 비틀어져 있다. 이건 곧 틈이 생겼다는 것으로 완벽한 사람은 소통이 쉽지 않다는 역설을 내세웠다. 어딘가 모르게 어수룩한 면이 있어야 상대방의 접근이 용이하고 소통의 물꼬가 트인다는 것이다. 옛말에 ‘수지청즉무어’(水至淸則無魚,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다)와 같은 이치다. 완벽이 소통을 방해한다는 게 바로 정의였다.
두 번째는 ‘작은 것부터 통하라’, 즉 ‘소통’(小通)이었다.
사람 일이란 엄청나게 큰 일로 사이가 소원해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 작은 일로부터 틈이 생긴다. 세종시에도 마찬가지다. 행사장에서 누가 인사를 안했다는 등 그런 것이 쌓여서 오해가 되고 감정의 골이 패여져 몽니로 까지 연결된다. 부부간에도 그렇다. 자식의 옷 색깔을 두고, 또는 아침에 깨우는 시각 등등 정말 작은 게 다툼의 발단이 된다. 반대로 감동도 약간의 배려와 상대를 인정하는 등 사소한 것에서 크게 받는다.
영국에서는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은 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한 두 가지 개인기를 가지지 않으면 대화에 끼어 들 수가 없다. 처칠, 링컨, 이승만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들은 공교롭게도 유머 감각이 뛰어났다. 재치 넘치는 짤막한 한 두 마디가 좌중을 부드럽게 하고 경계의 끈을 느슨하게 한다. 그래서 송 원장은 ‘웃기면 팔 수 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네 번째는 좀 재미가 있다. ‘소통’(燒通), ‘소주를 마시면서 통하라’는 것이었다. 우리 네 음주문화가 특히 그렇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예전에 ‘사나이다운 건’ 새벽까지 코가 삐뚤어지게 술 마시고 어깨동무하고 집에 가는 것이 된 적이 있었다. 술이 그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깝게 하고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었다. 아무튼 상하, 또는 동료 간 적절한 음주 타임은 소통의 윤활유가 된다.
마지막으로 송원장이 제시한 방법은 ‘소통’(訴通), 즉 ‘하소연하면서 통하라’였다. 전제는 ‘내 속의 것을 솔직히 털어 놓아라’다. 미 상원의원인 스캇 브라운은 전력이 문제가 되자 “어릴 때 성추행 당했고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후 편모슬하에서 자랐다”라는 드러내기 싫은 속살을 내보였다. 그것이 오히려 동정심으로 변하면서 정치적인 입지를 탄탄하게 만들어주었다. 소통(訴通)은 궁지에 몰렸을 때 빠져나오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소통은 작은 것부터 유머를 가지고 가끔은 술자리도 마련하면서 때로는 미련할 정도로 속살을 내놓고 대화를 해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과 공명(共鳴)이 생기고 조직의 경쟁력이 살아난다. 다만 부하직원 앞에서 너무 똑똑한 척을 하지마라는 게 강연의 요지였다.
자~ 그러면 ‘울지 않는 새’를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일본의 중세의 3 영걸(英傑) 얘기를 그는 인용했다. 전국시대를 평정하고 임진왜란의 기반을 잡아준 노다 오부나가는 “울지 않는 새는 필요 없다. 죽여 버린다”고 했고 도요도미 히데요시는 “새를 울게 만든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울 때가지 기다린다”라고 했다. 세 영웅의 리더십의 특징이 잘 나타나있다.
한편, 이날 강연은 K-TV에서 녹화, 오는 28일 오후 2시와 31일 오후 6시에 방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