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삼보일배...세종시 경유
세월호 유가족 삼보일배...세종시 경유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5.05.08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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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출발 74일째 “진실을 밝혀 한(恨) 풀어 달라”

"아직도 9명의 실종자가 찬 바다 속에서 가족 품안에 못 돌아와" 절규

 어버이 날을 맞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종시 연서면의 국도에서 절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23일 진도 팽목항에서 출발한 세월호 유가족 삼보일배 순례단이 행진 74일째인 5월 8일 어버이날에 세종시에서 이날 오후 12시 20분 경 연서면 당산로(봉암 대원아파트 진입로) 국도변을 통과했다.  세월호 삼보일배 순례단은 단원고 2학년 8반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와 누나 아름 양,  시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지난 5일 세종시에 도착, 6일에는 세종시 금남면 산둥교차로 시작으로 대평삼거리, 한두리 대교를 지나 나성동 첫마을을 행진했고,  이어 정부청사 주변을 행진한 후 8일 오후 연서면 봉곡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온전한 세월호 선체 인양과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유가족들은 오는 6월 13일 서울 광화문을 목표로 삼보일배 고행길을 이어가고 있다. 선두에 승합차량의 호위로 리어카에 세월호 모형을 싣고 뒤에 ‘반면교사(反面敎師)’라고 쓴 만장을 든 일행 10명은 삼보일배를 하며 고통스러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금쪽같은 자식과 가족들을 졸지에 잃은 유가족의 눈에는 아직도 피눈물이 흐르고 있고 새까맣게 탄 가슴은 더 이상 타들어갈 곳도 없다. 처절함을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얼마나 간절하면 그 먼 진도에서 서울까지 차가운 땅에 자기 자신을 내려놓으며 삼보일배하면서 가겠는가.

인간들의 부패로 인해 대형사고가 잇따라 터져도 언제까지 우리 이웃이 이유도 모른 체 죽어가는 것을 되풀이해야 하는가. 유가족이 원하는 것은 나라에서 죽은 이유라도 제대로 밝혀 달라는 것이다. 세월호의 진상 규명을 올바르게 하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 유가족들의 바람이다.

이날 거리에서 세월호 유가족 삼보일배 순례단을 마주 한 시민들은 “수고가 너무 많으시다. 힘내시라” 등의 격려의 말을 건넸고, 음료를 전하기도 했다.  연서면 당산로 국도변에 위치한 세종뜰 제주흑돼지 김용선 사장은 순례단에게 “마침 점심시간이 되었으니 식사를 하시고 가시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일행은 인근 봉암초등학교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며 정중히 사양했다.

끔직한 사고가 난지 1년이 겨우 지난 현재 세월호는 국민들 기억 속에 아련하게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아직도 진도 앞바다에는 미처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가 남아있음을 잊지 말아 달라는 것이 유가족들의 외침이다.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가 세월호 모형을 실은 리어카로 삼보일배단을 이끌고 있다. 

 이승현 군의 누나 아름 양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삼보일배의 힘든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게 국가입니까????? 라는 구절이 우리 모두에게 안전불감증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교사의 만장이 돋보이는 삼보일배 순례단의 뒷모습이 애잔하다.  
 진도에서 서울까지 몇달 간의 대장정을 리드하는 선도차. 
리어카 옆 나무판에는 행진에서 만난 각 지역 사람들이 써놓은 격려의 문구가 가득 차있다. 
 선도차량 옆에 걸려있는 恨이라는 싯구가 스쳐가는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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