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특위만 구워삶으면 됩니다”
“예결특위만 구워삶으면 됩니다”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4.12.15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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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권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부활하는 예산 개선해야"

 상임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부활하는 일이 관행처럼 반복되자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만 구워삶으면 됩니다.”
집행부 공무원의 말이 아니다. 한 세종시의원이 예산 심사과정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푸념하듯 내뱉은 말이다.

세종시의회 예산 심사가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상임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에서 부활하는 일이 관행처럼 반복되자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1주일도 채 안 돼 번복되는 일이 되풀이되면서 의원 개개인의 자질론도 도마 위에 오르는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형권 의원은 예산안 심의가 진행 중인 세종시의회를 “예결위만 구워삶으면 되는 의회”라며 15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이 예결위에서 부활하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윤 의원이 목소리를 높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앞서 진행했던 행정복지위원회 상임위는 예산심사 과정에서 종합복지지원센터(신도시 1생활권) 시설장비 구축예산 16억5천8백만원 중 6억5천8백만 원을 삭감했다. 하지만 예결위 계수조정 과정에서 삭감된 예산이 전액 되살아난 것이다.

심의 당시 행정복지위는 운동기구 1대당 1900여만 원이라는 호화 체력단련실이라는 지적과 함께 해당 예산을 삭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신도시 지역에 5개의 센터가 설립될 예정인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예산 반영이 선례로 남아 운영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이 밖에 예결위에서 감액된 예산은 시내버스 재정지원 운수업계 보조금 28억원 등 모두 38건 48억 원이고, 증액된 예산은 조치원읍 명리 도로개설 시설비 10억원 등 모두 18건 27억원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윤 의원이 문제 삼은 것은 예결위가 해당 상임위와 협의 없이 예산을 독단적으로 다시 살려 놨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일이 매년 관행처럼 반복되고 있어 고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

해당 상임위에서 심도 있는 심사를 거쳐 예산안을 조정했으나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예산안 결정에 상임위의 심사보다는 예결위 소속 의원들의 힘이 중요한 작용을 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공무원들의 설득 작업과 로비에서는 “예결위만 구워삶아라”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윤 의원은 주장했다.

사실 각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혹은 집행부와의 관계로 인해 감액됐던 예산이 다시 살아나는 등의 문제는 그동안 매번 반복되어 왔다.

잘못된 심사가 있으면 바로잡는 것이 옳은 일이겠지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불과 며칠 사이에 번복된다면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는 의원 스스로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윤 의원은 “상임위에서 충분한 설명과 논의 끝에 결정한 예산안이 예결위에서 뒤바뀌는 관행을 개선해야한다”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구성을 시의원 전체로 바꾸는 등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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