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간 머물며 먹을 수 있는 게 뭘까"
"30분간 머물며 먹을 수 있는 게 뭘까"
  • 박영송
  • 승인 2014.11.13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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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기]박영송의원...일본의 로컬푸드 현장을 가다<상>

세종시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 현장체험기를 '세종의 소리'에 보내왔다. 박영송 세종시의원은 일본 로컬푸드 관련 시설과 지역을 둘러보고 소회를 적었다. 박의원의 해외연수기를 상,하로 나눠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씀.

   박영송 세종시의원

세종시의회의 해외연수계획을 세우면서, 기존에 상임위별로 다녀오던 것을 이번에는 일본 로컬푸드팀과 말레이시아 신행정수도팀으로 나누어 각자 원하는 곳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그 결과 세종시의회의원 7명, 로컬푸드관련 공무원3명, 의회사무처공무원2명 총 12명의 로컬푸드팀이 꾸려졌다.

일본을 선택한 것은 로컬푸드사업에 있어 20년전부터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세종시에서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로컬푸드사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연수는 로컬푸드 직매장, 농가 직영 레스토랑, 학교급식센터, 농가방문 등이 주 일정이었다.

로컬푸드에 관련하여 실질적으로 연수를 진행하기 위해, 전북 완주군의 공무원, 농민들의 연수를 담당해온 여행사의 도움을 받아 연수일정을 잡았다. 특히 가이드로 추천받은 정수진씨는 다년간의 로컬푸드 시찰의 경험으로 우리팀 연수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

미즈베노사토 오오야와 마히비키노사토
첫날 일정은 11월 3일 새벽 4시30분에 의회에서 출발하여 후쿠오카에 도착하였다. 오이타현 오오야마 시로 이동하여 ‘미즈베노사토 오오야마’를 방문하였다. 국도변의 휴게소로 지역의 농산물직판장과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는 미치노에키였다.

지역에서 생산된 야채, 가공품, 특산품을 판매하는 판매장과 뷔페형식의 레스토랑이 함께 운영되고 있었다. 이 판매장에 출하하는 농민이 3천명이 넘고, 출하품목이 500품목이 넘고 있었다. 완주의 경우 300품목이 되는데, 일본의 경우 상당히 많아 놀라웠다.

레스토랑의 1인분이 1400엔(14,000원)으로 일반적인 점심값 700엔에 비하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지역농산물을 제값받고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미즈베노사토 오오야마
다음 방문한 곳은 히비키 계곡에 자리잡은 ‘히비키노사토’다. 50년전 ‘매실과 밤을 심어서 하와이가자’라는 모토로 마을 살리기에 힘써왔던 이분들은 12년전 ‘꿈의 공방’이란 독립법인을 만들어 천연온천, 숙박시설, 식당, 체험공방, 주류공방, 직매장 등이 한 곳에 자리잡은 곳으로 연간 7억 5천만엔의 매출을 올리는 곳이었다.

특히, 지역매실을 시장단가보다 높게 매입하여 매실주를 제조하는 공장을 방문하였다. 매실주의 수출을 위해 매실주병을 수입하여 높은 가격으로 다시 수출하고 있었다. 만화 ‘진격의 거인’의 작가가 태어난 고장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한켠에 작가의 사진과 어릴때의 스케치 등을 전시하고 있어 스토리텔링의 한 모델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역농산물을 학교급식에, 농민과 교육공동체의 상생구조
둘째날 오이타 학교급식 서부공동조리장을 방문하였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의 학교급식체계는 초등,중등학교를 묶어 공동조리장에서 각 학교로 급식을 배급하는 시스템이다. 우리가 방문한 서부공동조리장은 초등 16개교와 중등 3개교 총 7600식을 조리하는 곳이었다.

개별학교에서 단독조리장의 체계인 우리나라와는 다른 급식체계여서 좀 생소하였지만, 위생적인 시설, 각 학교에서 실시되는 식육교육, 농민들이 학교에서 특강하거나, 바케스교육(벼를 직접 심어 생육단계를 공부한다) 등은 우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또한 학교급식에 쓰이는 지역농산물 즉, 지산지소율이 30~35%를 차지하고 있는 점은,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세종시로서는 학교급식에 지역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소비하여 지역농민들의 수입을 올려주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정말 필요함을 느끼게 했다.

이후 오이타시의회를 방문하여 부의장님과 미팅을 가졌다. 본회의장 등 의회를 둘러본 후 부의장님 마당에서 직접 따온 라임을 선물받고, 유후인마을을 둘러본 후, 아소로 이동하였다.

   오이타학교급식 서부공동조리장
“마을만들기”는 “마을만들어주기”가 아니다
‘아소지역진흥디자인센터’를 방문하여 지역가꾸기형 관광 추진에 관한 브리핑을 받았다. 아소지역진흥디자인센터는 아소지역 내의 연계를 도모하고, 지역진흥, 관광진흥, 경관보전, 정보발신에 광역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과거 12개 기초단체(지금은 8개로 합병)와 구마모토현(광역)이 30억엔을 출자하여 그 운용이익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공익법인이다.

우리팀에게 브리핑해준 분은 오구니정(小國町)에서 파견된 공무원으로 아소마을들의 마을만들기 사업을 써포트해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아소마을들의 가이드북을 만들고, 지오파크 네트워크사업, 칼데라 투어리즘이라 명명한 에코투어리즘, 그린투어리즘, 타운투어리즘의 영역에 각 마을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아소지역진흥디자인센터장은 마을분들이 어떻게 하면 사람을 오게 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던지면, 역으로 사람들이 30분만 머물러 보고 먹을 수 있는게 무엇일까하고 다시 물음을 던진다고 한다.

   아소지역진흥디자인센터
이렇게 마을의 환경과 특산품등의 개발은 마을주민의 아이디어에서 나오고, 공무원들은 단지 도와주는 일을 할 뿐이라는 설명에, 보조금은 얼마를 주냐는 한국식 마인드가 얼마나 무색해지던지... “마을만들기”가 “마을만들어주기”가 아니라는 말이 절로 실감이 났다. 한시간반동안 서서 정말 열심히 설명해주신 그 공무원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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