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씻고 장애인 돕고 있어요"
"손씻고 장애인 돕고 있어요"
  • 김기완 기자
  • 승인 2012.06.10 22:5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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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지역 조직폭력배 해체에 주역된 '시내파' 두목 설삼용씨

검은 손을 씻고 장애인 권익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설삼용 지부장 
각 도시마다 그 지역 지하세계를 대표하는 폭력조직이 있다. 세종시 출범을 앞둔 연기군 지역도 다를 바 없다. 현재는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종세력들이 남아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 연기군의 밤거리.

'세종의소리'가 연기군 지하세계를 주름잡으며 유흥가를 장악, 밤의 권력을 좌지우지 했던 이른바 '시내파'라는 폭력조직을 집중 해부한다.

한때 연기군 지역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지하세계를 주름잡던 폭력조직 시내파. 연기군 일대 유흥가를 장악하고 기존의 21세기파와 88파 등 200여명의 조직원들이 규합돼 결성된 폭력조직이 바로 '시내파'의 실체이다.

취재팀이 입수한 폭력조직 계보에 따르면 2000년 중·후반에 접어들면서 연기군 지역 폭력조직은 추종세력만 남아 명맥만 이어갈 뿐, '사실상' 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의 폭력배들은 주먹세계에서 손을 씼고 개인 사업을 통해 각자의 생활을 꾸려가거나 직장생활을 하고있다.

자본이나 후원자가 뒷받침 된다면 재건축 등 건설사업에 투자해 지분을 나눠갖는 등 대외적으로 합법적인 활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조직폭력' 시대가 해체된 것이다. 경찰은 아직까지 과거 조직에 몸담았던 폭력배들을 예의주시 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말썽이 일어나지 않아 이들에 대한 선입견은 지워버린 상태다. 그 같은 배경에는 밤거리의 절대 권력으로 불렸던 설삼용씨가 조직에서 물러난 후, 사회적 약자로 분리되는 장애인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연기군 폭력조직을 이끌었던 인물이 설삼용씨다. 주먹에 모든것을 걸고 살아왔던 그는 "이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살겠다"는 각오를 다져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낭만파 주먹으로 알려진 대표적 인물이 바로 열린 장애인 문화복지 진흥회 충남지부를 맡고 있는 설삼용(46)씨다. 

유년시절부터 주먹세계에 몸담아온 그는 여러번 옥고를 치뤘다. 지금은 주먹세계에서 은퇴하고 사회복지단체일을 하고 있지만 주변에는 항상 건장한 청년들이 동행하고 있다. 이들은 설삼용씨와 함께 주먹세계에서 은퇴한 후배 조직원들이다.

   지난 4월 열린 장애인의날 기념식에서 설삼용씨가 장애인 복지에 노력한 점 등이 인정돼 연기군의회 이경대 의으로 부터 표창을 받았다.

시민들에게 다소 위협적으로 보이지만 봉사활동 현장에서 힘쓰는 일이나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모습이 시민들도 이들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했다. 조폭 두목 출신이라는 색안경낀 시선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그의 변신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현재 문화복지진흥회 충청남도 지부장을 맡고있는 설삼용씨는 지난 2009년 10월 조치원읍 남리에 집무실을 두고 본격 출범했다. 특히, 연기군장애인체육회를 출범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기도 했다. 주먹으로 살아온 인생을 이제는 지역사회 장애인들을 위해 몸을 던진 것이다. 설삼용씨의 이 같은 노력은 과오를 불식시키고 주민들의 색안경낀 시선을 수그러들게 만들었다.

그의 변신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법조계 격언이 연이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일 수도 있지만 그의 진정성은 시민들을 감동시켰다. 옳지못한 행동으로 여론의 뭇매를 받는 것보다 오히려 "사람이 저렇게 바뀔수도 있구나"란 놀라움과 함께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때론 주위의 색안경낀 시선이 불편할때도 있었지만 지난날을 참회하기 위해선 당연히 넘어야할 산이라고 생각했기에 더욱 열심히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이제 저의 삶의 목적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이고 노력"이라며 "남은 인생을 주먹세계가 아닌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조직폭력배로 살아온 그는 남은 인생의 희망을 꿈꾸고 있다.

그렇게 세종시 출범을 앞두고 있는 연기군에는 그의 은퇴로 인해 폭력조직의 실체는 없어진 셈이다.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희망을 꿈꾸는 그를 지역사회는 인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에 대한 일부의 잘못된 시각이 어쩌면 지난날 과오에 대한 족쇄를 풀어주지 않았는지 한번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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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주 2012-06-14 00:45:16
헐.... 얼굴도 무섭고 이름도 무섭다... 용기있는 변화에 박수를 보냅니다.

세종시 2012-06-13 15:37:08
너무도 좋은일 하시네요. 앞으로 장애인들의 복지에 힘써주시고 노력해 주세요.

애독자 2012-06-12 21:12:02
앞으로도 장애인들을 위해 좋은일 많이 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김창호 2012-06-12 16:24:54
잘 했습니다. 혹시 다시 검은 유혹에 빠져들까 걱정입니다. 간혹 그런 일이 있었지 않습니까.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일해주길 바라빈다.

김이영 2012-06-12 11:47:29
정말잘하신것 같군요
좋은일많이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