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하고 행복합니다"
"홀가분하고 행복합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4.05.0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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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앞둔 윤호익 세종시 안전행정복지국장, "봉사하는 생활할 터"

   윤호익 세종시 안전행정복지국장은 6월 말 정년을 앞두고 "행복한 공직생활이었다"고 39년을 회고했다.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공(功)보다 과(過)가 많았지 않았나 반성도 합니다. 또, 나로 인해서 의사 결정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입을 사람이 있었을까봐 걱정도 됩니다.”

오는 6월말로 39년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윤호익 세종시 안전행정복지국장(60)은 정년퇴임 소감을 밝히면서 “행복하다”고 표현했다. 대다수가 ‘서운하다’고 말하는 것과 달리 그는 그랬다. 8일 오후 2시 예고도 없이 세종시청사 3층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선배들 퇴임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는데 저는 그래요. 이모작 인생에 대해 섭섭할 줄 알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홀가분하고 행복합니다.”

그는 “섭섭하지 않느냐”는 재차 질문에 이렇게 답하면서 홀가분한 이유를 또다시 설명했다. 요컨대 본인보다 역량 있고 잘 하는 후배들이 세종시를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흔한 말로 대과(大過)없이 공직을 마친 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아무래도 세종시 출범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이 제일 기억에 남고 보람 있는 일이었지요. 당시 연기부군수로 재직 중이면서 권한대행을 맡아 연기군에서 세종시로 인계자가 되었다는 게 역사적인 일이었습니다.”

세종시 출범의 주인공으로서 현장을 지켜본 것이 39년 공직생활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은 그는 아쉬운 점으로 자신의 능력을 탓했다. 이를테면 장기간 근무했지만 개인적으로 큰 능력이 없어 업적을 남기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겸손으로 비쳐졌다.

청양 태생인 윤 국장은 같은 생활권이 공주중, 고를 나왔다. 졸업 이후 서울에서 한 2년간 사업을 배우러 갔다가 “이건 내가 갈 길이 아니다”라고 판단, 일찌감치 공채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그게 1975년 8월이었으니 21살 젊디젊은 나이였다. “가방 끈이 짧았는데 출세했다” 고 말하고는 껄껄 웃는 그는 흰머리가 잘 어울리는 전형적인 공직자였다. 아마 39년이라는 시간이 후천적으로 공무원상을 만들어 낸 세월의 흔적처럼 보였다.

“바람직한 공직자 상은 사실은 제가 정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오랜 경험으로 보면 제일 먼저 지방 공무원은 주민들과 함께 호흡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죠. 또, 의사 결정을 정말 공정하게 해야 합니다. 민선이 되면서 더욱 그러합니다. 공정하고 신중한 업무가 필요하죠.”

그러면서 “이 직장이 최고다”라는 직업을 사랑하는 정신도 강조했다. 내가 내 직장을 사랑할 때 최선을 다할 수 있고 거기에서 주민봉사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스스로는 공직에 대해 얼마나 사랑을 했을까.

“죄송하지만 1997년도 외환위기가 닥치고 나서 공직이 좋다는 걸 알았습니다. 너무 늦었죠. 등 떠밀면서 나가라고 하는 직장은 최소한 아니지 않습니까. 좀 더 일찍 깨달았으면 더 행복한 직장 생활을 했을 겁니다.”

윤 국장은 원칙에 충실한 공직자로 주변에서 평가받고 있다. 뒤집어 얘기하면 친화력이 부족하다는 말도 된다. 그는 아내 김명림 여사(58)의 말을 빌어 이 말에 답변을 했다.

“제 식구가 내 생각보다 구성원의 의견을 많이 경청하라는 말을 했습니다. 친화력이 부족하고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다보니 아내가 보기에 그게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제 성격을 제대로 본 것이지요.”

세종시의 안전을 책임지는 담당 국장에게 세월호 참사와 함께 안전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안전해야 행복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안전은 사실 예방이 제일 중요합니다. 예방 위주의 행정이 되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세종시도 방대한 시설물에 대해 재차 안전 점검을 했습니다. 민,관합동으로 점검하면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곳은 민간 전문가를 투입해 확인을 했습니다.”

   윤 국장은 "정년 퇴임 후 휴식을 취한 다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봉사하는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는 결론을 냈다는 그는 “안전은 시스템을 통해 상시 점검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직의 90%를 충남도에서 보낸 그는 연기군 부군수로 나오면서 세종시와 인연을 맺었다. 세종시 출범 이후 충남도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행히 이곳에 남으면서 부이사관 승진이라는 행운(?)도 얻었다. 그래서 윤 국장에게 세종시는 잊을 수 없으면서 강한 인상을 남긴 땅이 됐다.

세종시가 국가 균형발전을 모토로 만들어진 도시인만큼 세종시 권역 내에서도 균형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과 함께 “내개 생활하고 직장이 있고 거기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2년 대전 집을 정리하고 첫 마을에 둥지를 튼 그는 “퇴임 후 일단 휴식을 취하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보고 봉사하는 생활을 하고 싶다” 며 정년 이후 방향을 설명했다. (연락처) 044-30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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