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부유 의원)는 시 보건소가 요청한 내년도 시립의원운영 예산 44억 540만원 가운데 시립의원 운영 민간위탁금 20억원과 시립의원전속의료진 전세금 4억원을 삭감, 20억 540만원만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 열린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이경대 의원 등 7명이 세종시립의원 예산안 수정안을 발의하면서 민주당 측의 반발을 샀다. 이날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면서 결국 새누리당과 무소속 의원만이 참여해 수정안을 통과시켜, 내년도 시립의원 예산은 원안대로 44억 540만원이 전액 반영되게 됐다.
이날 민주당 김부유 의원은 예결특위 심사보고를 통해 “예결위에 참석했던 새누리당 의원이 집행부 입장을 대변해 수정안을 냈다”고 비판하면서 “의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예산과 관련해 집행부는 의회에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시립의원 운영에 45억 이상 들어간다는 것을 아는 시민은 거의 없다”며 “이러한 시립의원이 시민들에게 진정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다시 한 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정안을 발의한 새누리당 이경대 의원은 “산업건설위원회에서 합의, 통과된 시립의원 예산이 예결특위에서 삭감됐다”고 꼬집으면서 “세종시립의원 예산은 시민과 중앙행정기관 종사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공의료수혜 차원에서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어 “세종시립의원 예산 삭감은 의료공공재 제공기능을 크게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2015년 말까지 한시 운영을 협약한 서울대병원 측이 연장운영을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세종시립의원이 개원한 지 5개월 지난 현시점은 공공의료기관으로써 첫 걸음마 단계”라며 “운영에 따른 금전적 손익상황으로 운영성과를 평가하고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성급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영송 의원은 반대 토론을 통해 “예결위에서 삭감된 예산이 수정안을 통해 올라온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히며 “시립의원은 우선 정상화 과정을 거쳐 운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어 “시립의원은 심각한 적자·부실 운영으로 진정한 공공의료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공공의료서비스의 취지는 인정하지만 적자운영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제대로 된 계획 없이 대폭 인상된 예산에 대해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날 본회의 의결에 앞서 김부유 의원이 이번 사태로 예결특위 위원장을 자진 사퇴한다고 밝히고, 민주당의원 전원이 퇴장함에 따라 표결은 새누리당 의원 8명과 무소속 김선무 의원만이 참석한 가운데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한편, 지난 7월 개원한 세종시립의원의 월 평균 수익은 2천3백76만원인데 반해 인건비 지출은 1억 6천71만원에 달해 적자 운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원 이후 지난달 15일까지 총 129일 동안 진료일 수는 86일로 이 기간 동안 모두 4천5백28명의 환자가 찾아와 하루 평균 52.6건씩 진료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