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국악인 손영준 선생 흥보가 완창
늦깎이 국악인 손영준 선생 흥보가 완창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2.05.01 16:2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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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읍 출신, 서구문화원서 “지성이면 감천” 관객들 감동

조치원 출신으로 평생을 금융인으로 살다가 퇴직 후 판소리로 제2의 인생을 열고 있는 늦깎이 소리꾼 정왕(玎旺) 손영준 선생(60)이 명창들도 힘들다는 3시간짜리 흥보가를 4월 29일 오후 3시부터 대전 서구문화원 아트홀에서 400여 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완창에 성공했다.

 정왕 손영준 선생이 대전서구문화원 아트홀에서 동초제 흥보가를 완창하고 있다.  
35년을 수협에서만 근무한 손 씨는 수협충청지역본부장을 퇴임한 후 판소리 소리꾼으로 인생 2막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8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전주로 스승을 찾아다니며 동초제 흥보가를 익힌 손 선생은 남은 인생을 판소리에 보급에 바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날 흥보가 완창발표회에는 400여 명의 관객이 추임새를 넣어가며 관람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 ‘정왕 손영준 동초제 판소리 흥보가 완창 발표회’에는 전주에서 온 송재영 판소리 명창 등 국악인과 한현택 동구청장, 길공섭 동구문화원장, 최화복 한국한문교사 대전연수원장 등 관객 400여 명이 참석하여 시종 추임새를 넣어가며 흥보가 완창을 이끌었다.

이날 손영준 선생에게 동초제 흥보가를 가르친 송재영 명창은 격려사에서 “예술은 기능보다 인성을 먼저 중시한다”며 “정왕 손선생은 인성이 좋으신 분으로 8년 경력으로 완창에 도전하는 열정은 대단한 일로서, 준명창의 실력은 되는 만큼 마음을 열고 감성으로 느껴달라”고 당부했다.

 손 선생이 고객을 향해 흥보의 형 놀보의 심술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류기형 국악인의 사회로 열린 흥보가 완창 1부에는 흥보가 초입부터 제비노정기까지 한국 국악계의 노장 고수인 주봉선 고수(80)의 북과 함께 진행됐다. 이어 잠시 막간을 이용해 권숙진씨가 한국무용 호남산조를 추었고, 2부에서는 떠오르는 신예 고수인 최재구 고수와 함께 흥보가 대미를 장식해 열띤 기립박수를 받았다.

고수로 완창 발표회에 참여한 주봉신 선생은 “판소리 완창은 꽃병에 물 붓듯이 해야 하는데 오늘 손선생이 잘 했다”고 칭찬했다. 이번 흥보가 완창은 충청지역에서 박동진 선생 이후 남자로는 처음으로 젊은 국악인들에게 분발심을 심어주었다.

   흥보가의 스승인 송재영 명창(왼쪽)과 기념촬영


“평생을 일터에서 열심히 일한 부모가 퇴직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이는 게 자식들에게 좋을 것 같아 소리를 배우게 됐다”는 손씨는 “판소리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잘 녹아있어 어렵고 힘들 때 산에 올라 소리를 하다보면 마음이 맑아진다”고 토로했다. 비록 늦깎이이지만 손선생은 지난 4월 1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제14회 여수진남전국국악경연대회 판소리 명창부에서 대상인 국회의장상을 차지할 만큼 전국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완창공연은 그의 회갑을 기념해 열린 것이어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손선생은 “인생의 전환점인 회갑을 맞아 그동안 금융인으로 제1의 인생을 살았다면 제2의 인생은 소리꾼으로 살고 싶다”며 “흥보가 완창을 계기로 소리를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후학을 양성하는 등 국악을 널리 보급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하루 8시간 이상 맹연습하느라 목소리가 잠긴 손선생은 “이 과정이 지나야 더 좋은 소리가 나온다”며 목이 아픈 것까지 즐기면서 연습에 열중해 완창을 마쳤다.

정왕 손영준 선생은 판소리는 물론 북에도 능한 손씨는 한국한문교사대전연수원 부설 정왕판소리연구원장을 맡고 있으며 대한노인회 대전지회와 동구문화원, 새울아카데미 등에서 판소리와 북을 가르치며 자신도 실력을 키우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을 실천하고 있다.

몇 년 동안 준비한 흥보가 완창을 끝낸 손선생은 “이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또 다른 완창을 준비하겠다”며 “더욱 열심히 노력해 명창이 되는 게 꿈”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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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 2012-05-07 13:26:20
역시 어떤 사람에게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로다.꿈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문화인 2012-05-04 07:25:15
정왕 선생님의 열정적인 판소리 사랑과 흥보가 완창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약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