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영·수(英·數)만이 아니다
공부는 영·수(英·數)만이 아니다
  • 오광록
  • 승인 2013.10.07 08:03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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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오광록 전 대전시 교육감..."공부는 재미"

   오광록 전 대전시 교육감
공부하기가 죽기보다도 싫다는 아이와 공부하기가 그렇게도 싫으면 밥도 먹지마라는 엄마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은 우리네 일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학원가기가 싫어 차라리 방학이 없으면 좋겠다는 아이도 있다. 공부하기가 죽기보다 싫을 정도라니 가볍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그런데 왜 엄마는 죽기보다 싫은 그 공부를 시키지 못해 안달이고 아이는 왜 공부하기가 죽기보다도 싫을까.

그런데 어떤 아이는 컴퓨터 게임에 한번 빠지면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린다. 친구들과 야구경기를 하면서는 해가 저무는 줄도 모른다. 약냄새 맡아 가며 비커 들고 실험하는 과학시간이 제일 좋단다. 피아노학원은 절대 빠지는 일이 없다. 왜 그럴까. 이유는 단 한가지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하라는 공부도 그렇게 재미가 있으면 밥 먹는 것도, 날 새는 줄도, 코피가 터지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할 텐데 재미없는 공부를 하라고 하니 죽기보다도 싫은 것이다. 재미있는 공부를 시키면 문제는 끝이다. 그런데 엄마 생각에는 아이가 하고 싶고 재미있는 공부는 장래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쓸모없는 공부이고 재미없는 그 공부가 진짜로 필요한 공부이다.

공부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이 있다. 할 수 있고 없고의 문제는 능력과 소질의 문제이고, 하고 싶고 싫고의 문제는 취미와 적성의 문제이다. 취미와 적성, 능력과 소질에 맞는 공부는 재미있고 능률적이다. 그러므로 아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어 하는 공부를 시키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그런데 타고난 능력과 소질, 적성과 취미를 무시하고 부모의 지나친 욕심과 사회의 그릇된 편견에 따라 할 수 없고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시키다보니 성공하기보다는 실패하기가 일쑤고 자식교육 실패했다고 한탄이다.

이제 우리 부모들이 생각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세상이 바뀌었다. 지금은 관료주의시대가 아니다. 국민소득 백 달러도 안 되어 조석으로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시절도 아니다. 엥겔지수를 논하는 때가 아니고 행복지수와 문화수준을 논하는 시대이다. 굶기를 밥 먹듯 해보고 관치사회의 삼엄한 관권에 눌려 힘들게 살았던 우리 부모들의 가치기준을 미래 세대들에게 들이대서는 안 된다. 지금은 벼슬 높은 공무원의 시대도 아니며 재벌들의 세상도 아니다. 지은 죄가 있으면 누구라도 징역 가는 세상이다. 지금은 법치사회이다. 누구에게나 평등한 법과 원칙만이 통하는 정의사회이다.

과거에는 사람이 이른바 출세라는 것을 해야 권력과 부를 함께 누리고 사람답게 큰소리치며 살 수가 있었다. 그 출세의 지름길은 관직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직 관직에만 매달렸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관료가 되기 위한 시험공부가 공부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다원화된 현대사회는 행복을 지키는 수단과 방법이 과거와 사뭇 다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그만의 방법과 길이 있다. 그것이 바로 그의 숨은 능력과 소질이고 개성이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그 능력과 소질, 개성을 인정하려고하지 않고 일찍이 폐기시켜야했을 구시대적 낡은 생각과 가치기준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하고 재단하고 있다. 이미 벌써 폐품 처리되었어야 할 과거의 폐쇄적인 사고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직업군이 다양해지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이젠 공부는 재미가 있는 것으로 적성에 맞는 걸로 해야 한다.
공부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영·수(英·數)만이 공부가 아니다. 영·수(英·數)말고도 성공할 수 있는 공부가 많다. 공부는 손꼽아 셀 수 없을 정도로 직업의 종류만큼이나 많다. 각자의 개성에 따라 그 사람에게 할 수 있고 하고 싶어 재미있는 그 공부가 진짜공부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공부를 시켜야 한다. 모든 아이들이 재미있는 진짜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일대 혁신적 차원에서 시대흐름에 맞게 고루한 사회의식부터 변화시키고 경직된 교육패러다임을 새롭게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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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3-12-23 23:46:04
오광록씨... 에휴~~
부디 정신좀 차리시길...

이중성격자 2013-11-15 12:36:09
언제 부터 세종교육에 관심이 있어 기고 하는 지 참 그러타
전에는 세종을 떠나 관심이 없던 분이... 그러면 안되지요
교육자는 오르지 올곧고 신실성이 있어야지 그래야 학생들이 보고 배우지 않겠는가?
교육감 출마예정자란분이 혀을 차고 싶다

송순열 2013-10-16 16:47:02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좋은글입니다. 자식교육을 부모들의 대리만족 수단으로 이용하는 시대는 끄났습니다. 앞으로의 교육은 자녀들이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는것을 도와주는 교육퍼ㅐ러다임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황-성 2013-10-09 22:41:59
누구나 공감하는 아름다운 글입니다.
입시중심의 영·수(英·數) 공부에서 벗아나 재미있는 공부의 습관화로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람있는 생활을 해야 겠지요?
경직된 교육패러다임을 개선하는데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오~ 팬 2013-10-07 08:41:58
잘 읽었습니다. 이제 재미있는 것을 하게 되면 능률도 배가됩니다. 공부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