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덥다 더워...이놈의 더위?
아! 덥다 더워...이놈의 더위?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3.08.06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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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 더위 속 근무하는 공무원 백태, "더워도 참아야죠"

찜통더위가 이곳에 있다. 늘어난 조직에 비해 옛 연기군청사를 사용하고 있는 세종시청 공무원들은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면서 불볕 더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작은 선풍기에 의지해 더위를 몰아내고 있는 한 공무원>
부채, 선풍기로도 부족해 얼음찜질까지 등장했다. 바지를 걷어 보지만 그것도 잠깐. 주위 시선이 눈에 걸린다. 에어컨이 꺼지면 온도는 쭉쭉 올라간다. 통풍이 안 되는 사무실은 그야말로 찜통이다. 더위와의 전쟁이다.

세종시 공무원들 얘기다.
누구나 다 더운 여름이지만 커진 조직에 비해 연기군청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세종시와 교육청 공무원들의 올여름 나기란 가히 ‘전쟁’이다. 부족이 예상되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에어컨 사용 기준이 마련된 반면 예전에 비할 바 가 안되는 컴퓨터, 복사기 등 각종 발열형 사무용기기로 인해 실내는 그야말로 찜통이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세종시 공무원의 상황은 더욱 힘겹다. 근무인원은 천여 명으로 늘었지만 청사는 기존 건물 그대로다. 건물이 노후 되어 열손실이 많고 단열이 잘 안 된다.

임시 가건물에 들어선 부서는 더더욱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창문이 작고 자연통풍이 안 되다보니 일반 건물보다 2℃이상 덥다. 시청 별관에 지난 1일 새로 둥지를 튼 치수방재과 사무실은 벌써부터 덥다고 소문나 악명이 높다.

에너지사용 제한조치에 따라 냉방기 가동도 잠깐 뿐이다. 실내온도는 28℃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일정 시간동안 냉방이 중지된다. 본청은 하루 3시간, 별관의 경우 하루 4시간으로 냉방이 제한된다. 냉방가동 중지 시 온도계는 수직 상승한다. 후텁지근 무더위에 땀이 줄줄 흐른다.

그러다 보니 얼음 찜질이 등장했다. 기자실 바로 인근에 위치한 공보관실 체감 더위는 2배다. 브리핑 실은 에어컨 가동으로 시원한데 문 하나를 경계로 찜통이다. 가끔씩 기자실에 들러 더위를 식히곤 하지만 역부족이다. 그래서 수건에 얼음을 넣은 비상대책이 나왔다.

컴퓨터 전원을 사용하는 초절전형 선풍기도 등장했다. 하지만 너무 작아서 손풍기(?) 역할에도 미치지 못한다. 부채를 들고 윗 단추를 한 두개 풀어보지만 정신까지 멍하게 만드는 더위에 손발 다 들었다. 블랙아웃이 우려되며 최악의 전력난으로 전력사용 감축에 동참한 탓이다.

세종시 한 사무관은 “통풍이 안 되는 부서의 경우 냉방 중지 시 죽을 맛”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조금 불편해도 국가적인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모두 조금씩 참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에너지 담당부서 관계자는 “7~8월 간 전력사용량 15% 감축 지침이 내려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컨테이너 박스를 임시 건물로 사용하는 세종시 교육청도 마찬가지다. 연기군 교육지원청 건물이 부족해 뒤 켠에다 임시 청사를 마련한 컨테이너 박스는 단열기능이 부족한데다가 에너지 절약 시책으로 인해 앞 뒤 건물 모두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는 지난달 전력사용량을 전년대비 14.9% 가량 감축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사용량 153,940㎾ 대비 22,906㎾ 가량 줄인 것으로 노후 된 시설과 근무인원이 늘어난 가운데 이뤄낸 성과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들고 있다. 정부는 8월 둘째~셋째 주를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기간으로 보고 강도 높은 절전대책 마련에 부심이다. 최악의 전력위기에 장마 끝 불볕 더위가 예보되면서 세종시 모든 공무원들의 고생도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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