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소상공인들 선거·정치혐오증 심각
대전지역 소상공인들 선거·정치혐오증 심각
  • 금강일보 제공
  • 승인 2012.03.21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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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 선거철만 반짝 서민아픔은 아무도 몰라 그놈이 그놈 ··· 다 싫다"

투표 외면땐 또 후회 ··· 후보 꼼꼼히 검증하고 당당히 주권 행사해야

 
‘유가 하나 못잡는 여당도 싫고, 발목만 잡으려는 야당도 싫다.’
‘4년마다 거짓말만 늘어놓은 사기꾼들에게 이젠 진저리가 쳐진다.’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극심한 경기 침체에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폭등하는 유가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대전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연일 쏟아지는 정치권 뉴스는 한마디로 ‘남의 나라’ 얘기다.

생계 유지에 위협을 받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정치냐”, “선거 때마다 표를 얻기 위해 공허한 메아리처럼 떠들어대는 정치꾼들에게 신물이 난다”라고 말하며 선거 무관심과 정치 혐오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민생을 망친 정치인들을 엄중히 심판해야 한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는 이들 중에도 상당수는 “누가 선거에 나서는지 별 관심이 없다”, “정당들이 저마다 명칭을 바꾸고, 신당들도 많이 창당돼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짜증나는 선거판 얘기에 귀를 막고 있다.

그런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 감지되는 이 같은 냉랭한 민심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소시민들의 축쳐진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우고, 굽어가는 등에 날카로운 비수를 꽂을 수 있다. 유권자가 묻지마식 투표를 하거나 신성한 주권을 포기할 경우 세몰이 선거, 조직 선거로 분위기가 흘러 민의의 대변자로서 자질이 떨어지고, 역량이 부족한 후보가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함량 미달의 정치꾼들에 의해 야기될 크고 작은 불협화음과 그릇된 판단은 국민들의 삶과 직결돼 지대한 타격을 입히기 때문이다.

석종훈 대전상인연합회장은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상인들이 선거에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것 같다”며 “정치인들이 선거철에만 생색내기식으로 전통시장을 찾지 말고, 평소에도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을 살펴보고 그들의 아픔을 보듬었으면 한다. 이번 선거에선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일꾼을 제대로 가려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험업에 종사하는 황성연(대전 서구 괴정동) 씨는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다양한 계층에서 정치인이 배출돼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정책을 입안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출마자들의 면면을 따져보고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를 통해 서민들의 결집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명문대 출신이나 법조인 등 엘리트 계층만 국회의원을 하는 것은 아니다. FTA(자유무역협정)로 미래가 막막해진 농민이나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실업자, 생업을 이어가기 힘겨운 소상공인 등을 진정으로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뽑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4·11총선 대전유권자연대 금홍섭 운영위원(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시민의 눈으로 후보자들을 감시하고, 총선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공약을 선정해 지역 출마자들에게 약속 이행을 요구하기 위해 분야별 전문가 55명으로 ‘20대 정책의제 선정을 위한 유권자위원회’를 구성했다.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정치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욕할 땐 욕하더라도, 박수쳐줄 땐 쳐주고 투표에 임해야 정치를 바꿀 수 있다”며 주권 행사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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