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반곡고, ”유리창에 점찍어 새떼 살렸어요"
세종시 반곡고, ”유리창에 점찍어 새떼 살렸어요"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1.06.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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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산 가까운 도심 속 생태 친화적 학교… 인근 서식 새들, 학교 건물 유리창에 충돌 빈번
생명 존중 실천 위해 반곡고 학생들 직접 나서 충돌 방지 필름 부착, 교육청·학교 측과 협의
세종시 반곡고 유리창에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하고 있다.
세종시 반곡고 유리창에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하고 있다.

세종시 반곡고등학교(교장 김헌수) 건물의 투명한 유리창에는 점들이 촘촘히 새겨져 있다. 

세종시 오피스빌딩이나 다른 학교에서는 보기 드문 이같은 유리창의 점들은 새들이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작년 3월 개교한 반곡고교 주변은 푸른 산이 있고 강이 흐르는 생태 친화적인 곳에 있다. 이렇다 보니 인근에 서식하는 새들이 날아다니다 학교 유리창에 부딪쳐 죽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했다.

이를 안타까워 한 학생들이 낸 아이디어가 학교의 투명한 유리창에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하는 것이다.

그 시작은 건축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반곡고 2학년 동아리 학생들로부터 시작됐다. 동아리 학생들은 조류가 충돌해 죽는 상황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학교와 교육청과 협의를 시작했다.

학교 측과 학생들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결과, 야생조류 충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투명한 유리창에 상하 간격 5㎝, 좌우 간격 10㎝(5×10 규칙)의 일정 간격의 점을 찍기로 했다는 것.

야생조류는 이 점들을 장애물로 인식해 충돌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조류 사체가 자주 목격되는 지점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후 반곡고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 세종시교육청 시설지원사업소와 논의해 조류 충돌 방지 필름 부착을 추진하게 됐다.

세종시 반곡고교 학생들과 행정실 직원들이 조류 충돌 방지 방안을 찾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세종시 반곡고교 학생들과 행정실 직원들이 조류 충돌 방지 방안을 찾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반곡고는 이번 사업으로 새들의 충돌사고가 현저하게 감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는 학생들의 관심에서 시작돼, 학교와 교육청이 함께 이룩한 성과라는 의미가 있다.

김헌수 교장은 ”반곡고교의 조류 충돌 저감 방안에 대한 효과 홍보로 생명존중 의식이 빠르게 확산되길 바란다“며 ”예지(叡智)와 실행(實行)에 앞장서는 반곡고 학생들이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참된 인성과 학력을 갖추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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