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인 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 나 일찍이 어머니를 ...
어버이날에
나 일찍이 어머니를 배웅했네.
사월 초파일 제등 밝히던 날 하관 하고
파르르 떨고 있는 오리나무 새잎 보면서 울었네.
너무 섬뜩해 바깥출입 못하던 그날 밤
뇌운 치며 억수가 쏟아졌네.
할머니! 무섭다, 무서워! 하며 파고들자
네 어미와 정 끊느라 그런 거라시며 껴안으셨네.
아버지는 젖먹이 때 가셨고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 뒤를 이으셨네.
세상에 던져진 나
이제는 대학생 아비 되어 살아가건만
어버이 생각하면 찡함뿐이네.
선산 성묘 다녀오는데
몇 번이나 돌아봐 지던지 가슴 미어졌네.
조부모님, 부모님 그리면서 마음 달래지만
어찌할 수 없는 효심 목이 메네.
[시작노트]
어머니, 다 먹어야 잡수시고
못나도 내 자식이라며 어루만지고
모자라도 내 자식이라며 쓰다듬으셨지요.
꽃이 꺾여 피를 흘리면서도 향기를 뿜듯
아버지, 돌아가시면서도 가족 걱정을 하셨지요.
틈 있는 곳이면 어디든 들어차는 공기처럼
어려울 땐 아버지의 뒷모습이 그려집니다.
이제 곁에 없으신 사랑
어머니! 아버지!
당신을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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