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환장한 외국담배회사
돈에 환장한 외국담배회사
  • 금강일보 제공
  • 승인 2012.02.0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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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 등 가격인상 이어 필립모리스도 6.79% ↑

인상요인 없는데도 인상 물가상승 도미노 우려
정부 뾰족한 대책 없어 불매운동 확산 조짐도

 
필립모리스(PM) 코리아가 오는 10일부터 말보로를 비롯한 담배 4종의 가격을 평균 6.79% 올린다. 이로써 지난해 가격을 올린 BAT코리아, JTI코리아를 포함해 외국계 담배회사가 모두 가격을 인상한 셈이다.

이들은 모두 자재·포장재·제조인건비용 등이 큰 폭으로 올라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토종 기업인 KT&G가 원재료 상승 부담 속에서도 정부의 물가안정노력에 동참하며 가격인상을 자제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통상 관련 조세가 오를 때 담뱃값을 인상하는 관행에 비춰보면 이번 외국계 담배회사들의 가격 인상은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을 무시한 처사다.

◆한국시장 봉으로 삼는 외국담배
필립모리스 코리아는 말보로, 팔리아멘트, 라크 담배 가격을 기존 2500원에서 2700원으로 8% 인상한다.

버지니아는 기존 2800원에서 100원 오른 29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BAT와 JTI가 이미 지난해 4~5월 가격을 갑당 200원씩 올린 바 있어 국내시판 대부분의 외국산 담배가격이 인상을 마친 셈이다.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원가 및 물가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조금 더 비싼 값에 판매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반면 국내 기업인 KT&G는 손해를 감수하며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KT&G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상승률 4%대 마지노선을 정해놓고 물가인상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담뱃세 인상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가격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득 1~3분위 서민만 ‘골탕’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잇따라 담뱃값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담배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8%로 489개 소비자 물가 품목 가운데 14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소비자 물가가 상승할 경우 서민부담이 가중될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6일 본보가 국가통계포털을 통해 지난해 3분기 소득별 가구당 가계수지를 분석한 결과, 저소득층일수록 전체 소비에서 담뱃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소득 하위 10%에 해당하는 1분위(월 소득 78만 414원) 가구의 총 소비지출 중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득 상위 10%인 10분위(월 소득 892만 84원) 가구의 2.7배에 달했다. 1~3분위 가구의 소비지출 중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1.1%였고, 7~10분위 가구는 0.4~0.7%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인상에도 정부는 속수무책
이들 외국계 담배회사의 인상은 대표적 규제산업인 담배업계의 관행에 비춰볼 때 반란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들의 인상을 막을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 현재 담배값은 각 사업자가 경영상황 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올리거나 내릴 수 있으며, 정부 측에 가격 변동 신고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차를 두고 담합이나 편승 인상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지, 민간차원에서 외국산 담배 불매 운동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권순재·아산=이진학 기자 pres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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