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외딴 말 박물관' 만들었다
주민들이 '외딴 말 박물관' 만들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6.02.2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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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읍 신흥1리 주민들, 22일 작은 박물관 개관식 가져

   외딴 말 박물관에는 주민들이 기증한 물건 10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주민 참여 박물관으로는 읍면지역에서는 전국 최초다.
주민들이 모은 정성이 작은 박물관을 만들어 냈다.
오래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재생 사업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를 통해 ‘내 손으로 박물관을 만들었다’는 성취감을 주면서 옛 도시에 새 생명체를 불어넣고 있다.

‘외딴 말 박물관.’
세종시 조치원읍 신대리 주민 200여명은 옛 지명인 ‘외딴 말’을 다시 살린 작은 박물관에 수차(水車), 토기 및 도자기, 떡 시루, 한약 저울, 항아리 정수기, 참빗, 졸업 앨범 등 500여점을 기증했다.

이 가운데 100여점을 골라 22일 오후 4시 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담하고 소담스런 ‘외딴 말 박물관’을 개관하게 됐다. 도시재생추진협의회에서 박물관을 만들자고 제의한 지 꼭 5개월만이다.

이날 조치원읍 신흥 샛터길 11에 위치한 옛 신흥1리 사무소 자리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문을 연 ‘외딴 말 박물관’에는 기증자를 비롯한 이장 및 개발위원, 그리고 부녀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가졌다.

개관식이지만 서투른 진행을 탓하는 사람도 없었고 내빈이라고 소개되는 인물, 또한 내 이웃이어서 웃음과 박수가 넘쳐나는 보기 드물게 격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사가 됐다.

복숭아 밭으로 둘러싸인 집 몇 채만 있다고 해서 지어진 ‘외딴 말’은 ‘샛터’에서 ‘신흥’(新興)으로 우리 것을 버리고 한자어를 취한 곳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추진위원들이 ‘외딴 말’을 다시 찾아와 ‘신흥’이라는 낯선 명칭을 없애고 박물관 앞에 붙어 개관의 의미를 돋보이고 했다.

   옛 사진을 보면서 기억을 되살리는 주민들
82.64㎡ 규모의 박물관에서 가장 큰 물건인 수차(水車)를 기증한 남주수씨(80)는 “50년 전 경북 예천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왔을 때 주변은 다 논이었고 수차를 이용해 낮은 곳의 물을 높은 곳으로 퍼 올렸다” 며 “전시를 통해 학생들에게 옛 것을 익힐 수 있게 홍보를 할 수 있도록 아끼던 물건을 기증했다”고 저간의 사정을 밝혔다.

이날 세종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펴낸 ‘외딴 말 신흥리 이야기’를 나눠 주어 박물관 개관과 함께 신흥리의 역사를 주민들에게 알게 했다. 20세기 이전의 신흥리와 경부선 철도 개통, 대동초등학교 이야기와 해방이후, 그리고 재개발과 도시 재생 사업 등을 내용으로 담아 역사성을 더해주었다.

박춘희 외딴 말 도시재생추진협의회장은 “11년 동안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었던 신흥1리를 주민들이 스스로 해제하고 역량을 도시재생으로 엮어내고 있다” 며 “오늘 개관한 박물관도 주민 참여를 중심으로 도시를 가꿔나가는 전형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외딴 말 박물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관없이 연중 무휴로 연다. (관람문의) 044-865-7510 

   50 년 전 주변에 논이었던 시절 물을 퍼올렀던 수차
   버드나무를 잘라서 만든 소쿠리
   각종 토기와 생활용품들
   참석한 주민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각종 기념주화
   외딴 말 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는 주민들
   대동초등학교 졸업 앨범과 빛바랜 사진
   항아리 정수기
   신흥1리 사무소 1층에 마련된 외딴 말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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